끙끙 앓다 자살까지… 이젠 노인 성 상담사 찾으세요

이영경 기자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노인 성 상담사로 일하는 손모씨(59)는 “노인들의 성 상담을 하다보면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스스로 위축돼 말을 꺼내기조차 힘들어하는 데다 고민을 털어놓을 통로마저 제한돼 있다는 게 손씨의 설명이다. 그는 “어떻게 할 줄 몰라 혼자 끙끙 앓다가 자살을 시도하는 분들까지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노인을 대상으로 성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전국 13개 상담실에서 지난해 총 3036건의 성 관련 상담을 했다. 전년보다 20%가량 늘어난 수치다. 노인 성 상담 수요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복지부 황승현 노인정책과장은 “우리나라 노인복지 정책은 소득·연금, 보건·의료 같은 서비스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성 문제 같은 사회복지 측면은 소홀해왔다”고 밝혔다. 황 과장은 “그동안 노인의 성생활을 쉬쉬해왔으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그동안 개인적 문제로 치부했던 노인의 성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상담 기능을 강화했다. 최근 노인의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교육·상담 매뉴얼도 개발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성병, 의료기기, 성인용품의 구체적 정보를 담았다. 조만간 일선 상담 현장에 배포할 예정이다. 그동안 노인의 성 문제 연구는 성 인식, 성 갈등 해소 등 일반적 담론에 치우쳐 있고 성기구·약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 매뉴얼은 일선 상담사들이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해 노인 성교육·성상담 전문가를 양성해 65명의 상담사를 전국 13개소에 배치했다. 이들은 노인복지관, 경로당에 찾아가 노인 성교육도 하고 있다. 건전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황혼미팅’도 권장하고 있다. 그동안 네 차례에 걸쳐 215명의 노인들이 만남을 가졌다.

노인들의 성병 대책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마련 중이다. 그러나 에이즈 예방교육, 에이즈 쉼터 및 상담소 지원 등 에이즈 예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전에 노인의 성병 발병 경로를 파악해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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