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병상 대기 중 사망 10명 넘어…의료대응 한계 현실화

이창준 기자
<b>월드컵공원 앞 가득 채운 검사줄</b>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12일 오후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많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689명으로 집계됐고, 위중증 환자는 894명으로 기존 최다치인 857명보다 37명이 늘었다.  연합뉴스

월드컵공원 앞 가득 채운 검사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12일 오후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많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689명으로 집계됐고, 위중증 환자는 894명으로 기존 최다치인 857명보다 37명이 늘었다. 연합뉴스

재원 위중증 환자 900명 육박
병상 대기 1700명 이상 ‘최다’
이번주 확진 8000명 전망도

“위드 코로나 이후 위험 커져”
국민 68.9%가 설문 응답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7000명 안팎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역대 최악 수준으로 치달았다. 의료 대응 역량도 한계를 드러내면서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환자는 나흘 만에 두 배 넘게 불어나 1700명대에 이르고, 지난 한 주간 10명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병상 대기 중 사망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병상 확충 속도가 느려, 사망자가 발생해야 병상이 생기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689명이라고 밝혔다. 6977명을 기록한 전날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한 주 전인 지난 5일(5126명)보다는 1500명 이상 증가했다. 이는 토요일 확진자 기준 역대 최다 수치로, 통상 주말에는 검사 수가 감소해 확진자 수도 낮게 집계되는 것을 감안하면 주 중반으로 접어드는 15~16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8000명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상회복 과정의 핵심 관리 지표로 제시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재원 위중증 환자는 894명으로, 900명에 육박하며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가장 많은 위중증 환자 수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하루 동안 코로나19로 80명이나 사망했는데, 직전 하루 최다 기록(지난 4일, 70명)을 1주일 만에 갈아치웠다.

병상 부족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 코로나19 확진자 중 입원 대기 중인 환자는 173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8일 수도권 병상 대기자 수는 860명이었는데, 나흘 만에 두 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5주(10월31일~12월4일)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병상 대기 과정에서 숨진 코로나19 환자 수는 총 29명이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13명이 집계 마지막 주인 11월28일~12월4일 사이 발생, 이후 더 악화된 유행 상황을 감안하면 병상 대기 중 사망 사례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의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전국 기준 80.8%로 집계됐는데, 같은 시점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86.5%)과의 차이가 5%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진 것을 볼 때 병상 부족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할 우려도 제기된다.

유행 상황이 악화 일변도로 치달으면서 국민들 역시 사전 대비가 미흡했던 일상회복 조치가 이익보다 더 큰 위험을 초래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지난달 22~29일 19세 이상 성인 9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68.9%가 ‘위드 코로나 조치 이후 사회 위험이 커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상회복 조치 이전인 10월 조사 당시 응답자의 53.2%가 ‘위드 코로나 조치로 인해 손실보다 이득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는데, 동일한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는 13.7%만이 ‘위험보다 이득이 크다’고 했다. 그 세 배에 달하는 38.5%는 ‘이득보다 위험이 크다’고 답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금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방안이 장기적으로는 거리 두기 조치를 가장 덜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다만 자영업자 등에 대한 확실한 손실 보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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