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든 진단키트든 고품질로 ‘많이’ 생산 때 코로나 ‘마침표’”

박효순 기자

120여개국에 진단시약 보급 ‘엑세스바이오’…최영호 대표이사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대표가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는 웰스바이오 회의장에서 지난 9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최 대표는 “고품질 제품의 대량 생산·보급과 디지털 기반의 신속진단 시스템이 코로나19 종식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대표가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는 웰스바이오 회의장에서 지난 9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최 대표는 “고품질 제품의 대량 생산·보급과 디지털 기반의 신속진단 시스템이 코로나19 종식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중·저소득 국가까지 혜택 가야
중앙집중적 K방역 보완 위해
신속진단키트 적극 활용 필요”

“코로나19의 마침표는 고품질의 진단 제품과 백신이 대량으로 생산되어 저소득·중소득 국가에까지 그 혜택이 돌아가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봅니다. 대량으로 질병이 발생하니까 대량 생산 시스템이 꼭 있어야만 합니다. 백신이든 진단시약이든 ‘좋은 기술과 대량 생산’ 이 두 개가 키워드입니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오미크론) 등장으로 국내외적으로 5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선진국이 주도해 지구촌 전체가 연대해야 이 난국을 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차원의 어떤 협력구조가 나오지 않는 한, 코로나19는 통제하기 힘든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최근 업무차 입국한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대표이사(58)는 지난 9일 경향신문과 만나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고품질의 진단 제품과 백신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디지털기술에 바탕을 둔 신속진단 시스템의 현장 적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둔 엑세스바이오는 면역화학진단, 바이오센서, 분자진단을 포함한 포괄적인 진단 플랫폼을 기반으로 120여개 국가에 진단시약을 보급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진단제품 5종에 대해 긴급 사용승인허가를 획득했다. 최 대표는 31년 전에 미국으로 ‘혈혈단신’ 건너가 진단시약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고품질의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만 지구촌 공헌 또한 가능할 수 있습니다. 고품질의 제품을 소량 만들어서는 회사야 이익을 많이 내고 좋아지겠지만 공헌이라는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는 거거든요. 엑세스바이오가 계속 노력하는 것은, 진단시약을 대량으로 고품질로 생산해서 수요를 계속 충족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최 대표는 현재 국내의 진단 방역 시스템에 대해, ‘중앙집중적인 통제형 방역’이라며 향후 효율적이고 총체적인 관리를 하려면 신속진단키트(진단도구 모음)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자가격리를 하고 병동이 문을 닫아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가뜩이나 부족한 의료시스템이 과부족으로 급속히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각 가정과 의원들 등에서 지역방역을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나와야 된다고 강조했다.

“신속진단은 참여하는 방역을 이뤄 질병의 확산 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무증상 환자, 경증 환자들이 퍼뜨리는 것은 PCR(유전자증폭) 진단으로는 추적 검사 등에 한계가 큽니다. 한국은 한 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가족이 거의 다 걸리는데, 신속 진단시약을 상비약처럼 갖추고 있으면 가족 안에서도 빠른 격리가 가능해요. 환자들을 빨리빨리 발견해서 격리할 수 있도록 가정이나 어떤 작은 집단 안에서 해낼 수 있다면 방역이 속도가 훨씬 더 효율성 있고 빨라질 수 있습니다.”

엑세스바이오는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최대 주주인 팜젠사이언스와 자회사인 웰스바이오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백신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바이오제약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진단키트 분야의 30년 이상 연구경력을 기반으로, 말라리아 진단키트 부문에서 엑세스바이오를 세계 1위로 키웠다.

“말라리아를 비롯한 열대 전염병들은 이제 대량으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계절성도 강한 편입니다. 열대 지역인 아프리카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잘살지 못하는 나라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품질 좋은 걸 소량으로 만들고 비싸게 만드는 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에요. 하지만 저소득, 중소득 국가에서 편안하게 쓰일 정도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기술력을 인정받는 지표입니다. 제품을 같은 품질로 지속적으로 만드는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엑세스바이오는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는 등 공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해 나갔고,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진단키트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체외진단 기업으로 도약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진료(온라인 진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나라들마다 관련 규제를 풀어나가는 쪽으로 가고 있다. 중증 환자들은 의료시스템으로 관리하고, 경증 질환들은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를 받는 구조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

“제가 회사를 시작할 때 꿈꿔왔던 건 원격의료 시스템, 온라인을 통한 환자 관리를 많이 강화한다는 개념이었어요. 그에 필요한 기술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현장진단(POCT)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그 기술의 보편적인 사용이 굉장히 당겨졌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활발해지면 엑세스바이오가 갖고 있는 POCT 등의 인프라가 더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최 대표는 “젊은이들에게 ‘아프리카에 가봐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인재들이 해외 다방변으로 진출하기 보다는 국내에 많이 머무는 현실이 <오징어 게임>에서와 같은 극한 경쟁이 생기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나보다 잘사는 나라에 가면 내가 기여할 게 별로 눈에 안 띄지만 조금 못한 데를 가면 내가 채워줄 게 많이 있습니다. 기회를 선진국을 통해서 배우고 창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회를 채워주는 곳을 계속 찾아가면서 새롭게 창출하는 것도 이 시대에 요청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회는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도 있지만 낮은 데서 높은 데로 흘러갈 때 더 역동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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