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 논란’ 백경란 질병청장 사의 표명···후임엔 지영미 내정

민서영 기자    이창준 기자

‘후임 내정’ 지 소장, 감염병 전문가

전문성 갖췄지만 측근 인사 지적도

백 청장, ‘최단기 방역수장’ 오명···사실상 ‘경질’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국회사진기자단 사진 크게보기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국회사진기자단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후임으로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이 후임으로 내정됐다. 취임 7개월만에 방역수장이 전격 교체되면서 정부의 ‘인사실패’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질병청장에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지 소장은 20여년간 국내외 주요 보건·연구 기관에서 활동한 국제적인 감염병 전문가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 대학원에서 의학 석사·박사 학위를 땄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면역병리센터장, 범부처감염병연구포럼 추진단장, 대한감염학회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보건의료분야 특별보좌관, 국제교류재단 보건외교특별대표등을 역임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본부 예방접종프로그램 지역조정관을 거쳐 WHO 코로나19 긴급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직책 관련 전문성을 갖췄지만 ‘측근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 소장의 배우자인 이철우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윤 대통령의 대광초 동창이자 서울대 법대 동기인 ‘55년 죽마고우’다. 이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내부 싱크탱크 격인 미래비전위원회 간사를 맡기도 했다. 올해 초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엔 이 교수가 윤 대통령에게 “2027년 5월, 퇴임 후 청와대를 나온 뒤 다시 만나자”며 “이게 마지막 연락이 될 것”이란 메시지를 보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 연합뉴스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 연합뉴스

앞서 백 청장은 주식 보유 관련 논란 등을 이유로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청장은 취임 당시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신테카바이오 등 바이오 관련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야권의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이후 해당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또 남동생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코스닥기업의 사외이사에 지원하면서 백 청장이 자신의 누나임을 밝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백 청장이 주식거래 내용 등의 서류 제출을 거부하고 국정감사장에서 위증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지난 5월18일 취임한 백 청장은 사실상 최단기간 재임한 방역수장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1대 청장이었던 정은경 전 청장은 질병관리본부장 시절을 포함해 4년 10개월간 방역 수장을 맡았다. 질병관리본부장까지 포함하면 1대 본부장인 김문식 전 본부장(2003년 12월~2004년 3월)이 백 청장보다 재임 기간이 짧지만, 김 전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장을 2002년 3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역임한 뒤 질병관리본부장이 됐었다.

잇따라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백 청장이 사실상 경질당했다는 시선도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에서 백 청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연락이 갔다고도 전해졌다.

백 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K방역’을 이끌었던 정 전 청장의 후임으로 윤석열 정부의 첫 방역수장이란 점에서 기대를 샀다. 취임 직후 윤 정부의 ‘과학방역’ 기조에 맞춰 방역정책에 대한 과학적 결정을 강조했지만, 여름에 이어 겨울까지 두 차례 재유행이 이어지며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싸늘한 여론이 일었다. 결국 취임 7개월만에 전격 교체당하면서 윤 정부의 ‘인사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