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 더 위험 알려진 ‘알포트 증후군’…여성도 예외 아니었다

김태훈 기자

신부전 일으키는 희귀 유전 질환
남성 평균 25세 후 악화되듯이
여성도 50세쯤 말기 신부전 도달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도 50세 무렵 말기신부전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유전병인 알포트 증후군은 남성 환자에게서 병세가 진행되는 속도가 더 빨랐던 탓에 그간 여성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위험성은 간과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김지현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정해일 적십자병원 교수, 강희경·안요한 서울대병원 교수)이 유전성 희귀 신장질환인 ‘X염색체 연관 알포트 증후군’을 앓는 여성 환자도 약 50세에 말기신부전까지 이른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알포트 증후군은 신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핵심적 역할을 맡는 사구체 기저막에 유전적으로 이상이 발생해 생기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희소병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유전자 검사의 발전으로 예전에 알려진 것보다 발생 빈도가 높으며 진단이 되지 않거나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부분 성염색체인 X염색체와 연관이 있어 X염색체가 하나인 남성에게선 평균 25세 무렵 말기신부전에 이를 정도로 병세가 빠르게 진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후에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하다.

여성 환자는 남성보다 신장 기능이 오랫동안 유지되다가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이유다. 남성 환자에 관해선 유전자에 차이를 두고 관련 연구들이 많이 이뤄졌으나 여성 환자에 관한 연구는 비교적 부족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지현 교수팀
세계 첫 여성 환자 상관관계 규명

연구진은 국내 12개 기관에서 2000~2021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알포트 증후군을 진단받은 216명을 유전적 변이가 심각한 정도에 따라 세 유형으로 구분해 유형별로 남녀 환자들의 예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는 중간연령 50세에 말기신부전에 도달했다. 중간연령이 약 65세로 알려진 해외 연구 결과보다 대체로 병세 진행이 빨랐다. 남성 환자에 대한 연구 결과는 중간연령 25세에 말기신부전에 이른다는 해외 연구와 큰 차이가 없었던 점과 대비된다.

유전적 변이 정도에 따른 진행 상황을 봤을 땐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 중에서도 변이가 가장 심한 유전자형 환자들의 예후가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유전자형 환자는 세 유형 중 가장 이른 나이에 말기신부전에 도달했고,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혈뇨가 나타나는 등 더 심한 증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여성 알포트 환자의 유전자형과 신장질환 진행 경과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 환자에게도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지현 교수는 “알포트 증후군은 조기 발견 시 혈압조절 약제를 통해 신장 기능을 보존하며 오랫동안 신장을 쓸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며 “만성신부전 또는 혈뇨와 단백뇨의 가족력이 있으면서 소변 검사상 혈뇨 소견이 관찰되면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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