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설업자 윤씨, 국정원·감사원·경찰 간부 등 전방위 로비

김한솔 기자

2000년 이후 20여차례 입건 불구 처벌은 한 건도 없어

사회고위층 인사들에 대한 성 접대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씨(52)가 김학의 법무부 차관은 물론 국가정보원과 감사원, 경찰 등의 전·현직 간부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윤씨가 이들에게 성 접대 등 향응을 제공하고 공사 수주 등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윤씨가 2000년 이후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20여차례 입건됐지만 한번도 처벌받은 적이 없다는 점도 윤씨의 로비 의혹에 의심을 더한다.

2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윤씨는 2000년대 초반 지인 ㄱ씨로부터 전직 감사원 고위 간부 ㄴ씨를 소개받았다. ㄱ씨는 “8~9년 전에 ㄴ씨를 윤씨에게 소개해줬다. 지속적으로 만났는지는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ㄴ씨는 “별장에 오라는 권유는 받았지만 실제 가진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ㄴ씨가 윤씨로부터 서울시내에 있는 빌라 2채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ㄴ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그의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설업자 윤모씨(52)의 별장 내부. 이 별장은 강원도 원주 인근에 있으며 성 접대 동영상이 촬영된 곳으로 추정된다. | 연합뉴스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설업자 윤모씨(52)의 별장 내부. 이 별장은 강원도 원주 인근에 있으며 성 접대 동영상이 촬영된 곳으로 추정된다. | 연합뉴스

윤씨가 ㄱ씨로부터 소개받은 인사 중에는 국정원 현직 고위 간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국정원 간부는 2009년쯤 인천지역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국장급 직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이 고위간부의 해명을 국정원 측에 요청했으나, 국정원 측은 “국정원법에 따라 이 인사가 국정원 직원인지 아닌지 자체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윤씨는 수도권의 한 대형 병원 원장에게 로비를 해 이 병원의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병원장 측은 “윤씨를 알고는 있지만 공사 수주는 정상적인 공개입찰로 이뤄졌다”고 해명하고 있다.

윤씨가 접대했다는 인사들 중에 전직 경찰 고위 간부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그가 공동대표로 있는 건설사가 경찰청 산하의 부속기관이 진행하는 공사를 수주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 건설사는 지난해 경찰청 산하 경찰교육원 체력단련장의 건설과 토목 공사를 50% 넘게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완공 목표인 이 공사에는 156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윤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건설사는 5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경찰 고위 간부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간부는 “윤씨를 아내와의 식사자리에서 처음 만났고, 여러 아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이번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기관의 관계자는 “이 공사는 조달청의 공개경쟁입찰에 따른 수주로 특정 인물이 개인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 건설사의 공동대표이긴 하지만 지분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 공사 수주를 하는 ‘브로커’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윤씨는 2006~2011년 사이에 강원 원주의 별장에서 해병대 동기 30~40여명과 세 차례에 걸쳐 동기모임을 갖기도 했다.

윤씨의 한 동기는 “해마다 한 번씩 하는 동기모임 장소가 윤씨의 별장이었을 뿐이다. 윤씨가 별장에서 고위급 인사들과 파티를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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