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에 통조림까지···기상천외한 마약 밀수, ‘딱 걸렸네’

박준철 기자
초콜릿 속에 마약이 숨겨져 있다. 보라색이 마약이다.|인천세관 제공

초콜릿 속에 마약이 숨겨져 있다. 보라색이 마약이다.|인천세관 제공

지난 5월 A씨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에티오피아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필로폰 3.7㎏을 가지고 입국했다. A씨는 여행용 가방 바닥에 마약을 숨겨 들여왔지만, 인천세관에 적발됐다.

앞서 지난 2월 B씨는 라오스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대마 9㎏를 밀수입했다. B씨는 외국에서 차량부품을 수입한다고 속였다.

같은 달 C씨는 라오스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차 포장지 내부에 야바(YABA) 2만2206정을 밀반입했다. D씨도 네덜란드에서 마약인 케타민을 커피 포장지 속에 숨겨 들어오다 적발됐다.

‘마약 청정국’이라 불리던 한국에 마약 밀수입이 크게 늘고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마약 유통·판매사범만이 아닌, 일반인들도 인터넷을 통해 값싸고 손쉽게 밀수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본부세관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마약 밀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인천공항을 통해 필로폰과 코카인, 대마초, 합성대마 등 마약 밀수 적발은 965건에 273㎏이다. 이는 2020년 625건에 128㎏ 보다 건수는 54%, 중량으론 112% 늘어난 것이다.

올해 5월까지 적발된 것도 307건에 230㎏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519건에 비해 건수는 줄었지만 중량은 147% 는 것이다.

통조림 속에  마약이 숨겨져 있다. 하얀 것이 대마초이다

통조림 속에 마약이 숨겨져 있다. 하얀 것이 대마초이다

인천본부세관 “한국 이젠 마약 청정국 아니다”

마약 밀수도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초콜릿 과자 봉지 안에 알갱이 모양으로 만들어 초콜릿처럼 보이게 혼합하거나, 커피 봉지나 약초 속에 숨기는 것뿐만 아니라 시계 케이스 속에도 숨긴다. 또한 물티슈·통조림 속이나 음료수에 혼합해 반입한다. 크리스마스때는 카드 속에 종이처럼 만들어 붙이기도 한다.

마약 밀수는 마약 사범만이 아닌 젊은층까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30대 택배기사 E씨는 과거에 자신이 배송했던 곳 중에 수취인이 택배를 직접 수령하지 않는 곳만을 골라 미국의 발송인에게 고객 이름과 연락처, 주소 등을 건네 주고, 그 주소로 국제우편물을 통해 마약을 밀수입했다.

20대 F씨는 자신의 집 근처 아파트와 상가 중 우편물이 많이 쌓여있는 우편함을 수취지로 이용해 국제우편으로 마약을 배송시키다 덜미가 잡혔다.

23살인 G씨는 인터넷에서 한 달만에 11종의 마약류를 16회에 걸쳐 가상화폐로 구입해 국제우편물로 반입하다 세관에 붙잡혀 구속됐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한국은 이제 ‘마약 청정국’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약 적발 양이 많다”며 “과거엔 마약사범이나 유학생들이 마약을 밀수·투약했지만, 지금은 10대 등 젊은층도 인터넷과 SNS를 통해 값싸게, 언제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마약은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든느 만큼 국내 반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카드 안쪽에 마약이 붙어 있다.|인천세관 제공

크리스마스 카드 안쪽에 마약이 붙어 있다.|인천세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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