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현장 실습생 죽음의 노동 개선하라”

김상범·이효상 기자

시민사회단체 115곳 ‘현장실습사망대책회의’ 출범

<b>콜센터 실습 여고생 추모 메시지 빼곡</b> ‘LG유플러스 현장실습생 사망 대책회의’ 회원들이 13일 서울 구로동 LB휴넷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 뒤 실습 중 목숨을 끊은 여고생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콜센터 실습 여고생 추모 메시지 빼곡 ‘LG유플러스 현장실습생 사망 대책회의’ 회원들이 13일 서울 구로동 LB휴넷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 뒤 실습 중 목숨을 끊은 여고생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LG유플러스 고객상담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의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대책회의가 출범했다. 현장실습생의 자살·사망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개선책과 당국의 감독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 데 대해 경고음을 울리려는 움직임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청소년인권네트워크 등 115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현장실습사망대책회의’는 13일 서울 신도림 LB휴넷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해당 고교생이 실습을 나간 LB휴넷과 LG유플러스 콜센터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현장실습 제도 개선도 촉구했다.

LG유플러스 상담 업무를 대행하는 LB휴넷의 전주 고객센터에서 일하다 지난 1월 숨진 전북 전주의 특성화고 3학년생 홍모양의 사연은 지역 시민단체 등의 활동으로 이달 초에야 공론화됐다. 홍양이 근무한 ‘세이브(SAVE) 부서’는 고객 가입 해지를 막는 부서로, 욕설을 듣는 경우도 많아 업계에선 ‘욕받이 부서’라고도 불린다.

현장실습생은 직업교육훈련촉진법의 적용을 받는 교육생인 동시에,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적용을 받는 노동자이지만 교육·노동 당국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다. 홍양은 콜센터 업무와 관련이 없는 애완동물학과 학생이었다. 대책회의에 따르면 홍양의 담임교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현장지도를 한 뒤 “학생 건강, 안전사항 특이점 없음”이라고 적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2월 직업교육법을 개정해 학교장과 교육생, 사업주 3자가 근로조건, 임금 등을 규정한 표준협약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대책회의 측은 “홍양이 LB휴넷과 표준협약서보다 근로시간, 임금 면에서 불리한 근로계약을 했으나 학교는 근로계약서 확인, 실습 내용 변경 요구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와 LB휴넷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건 경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LB휴넷 관계자는 “표준계약서와 근로계약서가 다른 것은 ‘수습 3개월 기간을 둔다’는 단서가 표준협약서에서는 누락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적 목표를 강요한 일이 없으며 연장근무도 본인 동의하에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홍양 사망 3일 뒤 여수산업단지 대림산업 협력업체에 파견돼 일하던 고교 실습생 정모군도 근무지에서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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