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사장 저지” EBS도 파업전야

정환보 기자

노조 “지원자들 중 적임자 없어”… 22일부터 찬반투표

사장 선임 및 해임안 처리로 갈등을 빚고 있는 KBS와 MBC에 이어 EBS도 사장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표면화됐다.

EBS 노조는 “낙하산 사장 임명을 저지하기 위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사상 초유의 공영방송 3사 동시파업마저 우려된다.

전국언론노조 EBS지부는 22일부터 ‘임금·단체협약 승리 쟁취,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지난 10월부터 제작·편성 자율권을 두고 사측과 합의를 보지 못했던 EBS 노조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마감한 사장 공모 결과 “사장 적임자가 없다”며 주요 지원자들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찬반투표 결과 파업이 결정되면 “낙하산 사장을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까지 실시된 사장 공모에는 신용섭 전 방통위 상임위원과 이명구 EBS부사장, 새누리당 임해규 전 의원 등 총 9명이 지원했다.

EBS 노조는 신 전 방통위원과 방통위 기획조정실장 출신의 이 부사장이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을 두고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 임 전 의원도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의 직능총괄본부 학원단체본부장을 맡고 있어 노조로부터 부적격 후보로 지목됐다.

류성우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사장 후보 개인의 자질을 논하기에 앞서 이들이 공영방송 사장직에 지원하는 행위 자체가 사회의 도덕적 관점에서 적절한 것인지 자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가 사장 선임권을 쥐고 있는 KBS, MBC와 달리 EBS는 방통위가 사장 및 이사 선임권을 갖고 있어 ‘낙하산’ 논란이 타 공영방송에 비해 잦은 편이다.

노조는 지난달 말 방통위에 국회에 계류 중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 개정안’ 통과 뒤에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방통위에 종속적인 구조를 개선하고 EBS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개정안은 지난 7월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안은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장 선임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MBC와 KBS도 사장직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MBC 노조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향해 “김재철 사장 퇴진 약속 이행 촉구”를 외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KBS 새노조는 26일로 예정된 길환영 사장 후보의 첫 출근 저지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길 사장 후보 선임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새노조는 21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을 포함한 구체적인 투쟁 방향을 수립할 방침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공영방송 3사의 문제는 정권이나 정치권이 그들의 대변자를 사장에 앉히려는 의도가 개입돼 있는 것”이라로 말했다. 이어 “상업방송의 무분별한 확장을 견제해야 할 공영방송이 무너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Today`s HOT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폭격 맞은 라파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