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 “방통위, 독재집행기구···스스로 사망선고 내렸다”

강한들 기자

“방통위, 방송의 독립성을 정권에 상납

정권 입맛 맞는 방송 위한 위법의 극치”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할 제30차 방송통신위원회가 열리는 경기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21일 언론단체 관계자들이 언론장악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할 제30차 방송통신위원회가 열리는 경기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21일 언론단체 관계자들이 언론장악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언론 현업단체, 시민단체가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의 독립성을 정권에 상납했다며 방통위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방송공사(KBS), 방문진,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들은 정권 입맛에 맞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방통위가 ‘위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기자협회 등 현업단체와 자유언론 실천재단, 새언론포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21일 경기 과천시 정부 과천종합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오늘 방송통신위원회는 스스로 사망 선고를 내렸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방통위는 전체 회의를 열어 MBC(문화방송)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을 해임했다. 지난 주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이 해임되면서 생긴 KBS 이사진 자리에는 황근 선문대 교수를 추천했다.

단체들은 방통위가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강행하고, 공영방송 이사를 교체하는 과정이 “연성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결론이 정해진 공영방송 이사 교체 의결이 차례로 급속하게 진행됐고, 2023년 8월은 대한민국 역사에 ‘방송 장악’을 남기는 부끄러운 시간”이라며 “방통위가 ‘독재 집행’을 위한 통로가 됐다”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방통위가 아닌 방송장악위원회의 어떤 의결도 적법성이 없으며, 향후 방송장악위원회에 티끌만 한 절차적 정당성이라도 부여하는 모든 정치 세력은 윤석열 독재에 협조하고, 언론 통제, 민주 파괴에 동참한 공범”이라며 “언론 자유 유린이라는 역사적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언론 자유 파괴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대폭 연장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언론의 정치적 독립을 공고히 하는 법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저지 야 4당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강성희 진보당 의원, 고민정 민주당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참여했다.

KBS, 방문진, EBS 전·현직 이사 32명도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정권이 주인인 공영방송’을 만들고 언론 자유, 민주주의를 질식시키려는 ‘막장극의 제작자’”라고 말했다.

이사들은 공영방송 이사 해임 절차가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국가 권익위, 감사원 등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남 이사장, 권 이사장의 해임 사유로 적시됐고, 당사자의 방어권도 보장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이사들은 “방통위는 온갖 해임 사유를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유포해 이사들을 ‘중대범죄자’로 낙인찍은 뒤, 정작 해임 때는 무더기로 사유를 배제할 정도로 해임 절차를 졸속으로 진행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사들은 ‘공영방송 형해화’를 우려했다. 이사들은 “정부·여당의 움직임이 재벌 특혜와 공영방송 해체로 이어져 미디어 공공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염려가 크다”라며 “정보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다양화 등으로 가짜 정보가 범람하는 상황인 만큼 공영방송의 존재 가치는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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