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5%가 케모포비아 느낀다”

김찬호 기자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사

40% “떠올리기조차 싫다”

54% “접촉 피하려 노력”

실생활선 여전히 ‘애용’

“국민 15%가 케모포비아 느낀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살충제 계란, 생리대 파동 등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국민들의 15%가 생활화학제품에 불안감을 느끼는 ‘케모포비아(chemophobia)’ 잠재군에 속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케모포비아는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증을 이르는 용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18일 이 같은 내용의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65세 미만 성인 남녀 154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결과(중복응답)에 따르면 ‘화학물질로 인한 위험이 너무 두려워 떠올리기조차 싫다’고 답한 응답자가 40.7%로 나타났다. ‘생활용품이나 음식에 화학물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식은땀이 나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등의 신체증상을 경험했다’는 비율도 24.8%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54.3%는 ‘화학물질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극도의 두려움과 신체증상, 기피 행동 등 이 세 가지를 모두 경험했다고 답해 ‘케모포비아’ 잠재군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된 응답자는 15.4%에 달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케모포비아가 신조어 수준을 넘어 실체적 심리 현상으로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공포감과는 별개로 일상생활에서 제품을 이용하는 실태는 여전히 부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화학제품에 표기된 안전정보를 읽느냐는 질문에 ‘항상 읽는다’는 응답은 1.8%에 그쳤고, 안전정보를 따르느냐는 질문에 ‘항상 따른다’는 응답도 1%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자의 53.9%는 화학물질 사용의 편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답했다. 살충제, 살균 소독제, 표백제 등 생활화학제품을 얼마나 자주 직접 사용하는지 물은 결과 응답자의 66%가 이들 제품을 ‘주 1∼2회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8월 살충제 계란 파동 당시 정부의 대응에 대해 ‘잘했다’고 답한 사람은 28.5%였다. ‘미흡하다’는 응답이 32.5%, ‘보통이다’는 응답이 39%로 조사됐다. 생활화학제품 관리정책 중 정부가 가장 주력해야 할 것으로는 51.6%가 ‘규제·감독의 강화’라고 답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는 “단순히 독성화학물질의 위험을 관리하기보다는 어린이·노약자 같은 취약집단에 초점을 두면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위험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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