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도 매각절차…근로정신대 소송 대리인단 “이번달 내 접수”

강현석 기자

법원 판결 이후에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 배상하지 않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매각절차가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 배상하지 않고 있는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 절차는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이어 두 번째다.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지난달 27일 오전 도쿄 지요다구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를 호소하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운데)가 27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미쓰비시 측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진우 기자.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지난달 27일 오전 도쿄 지요다구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를 호소하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운데)가 27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미쓰비시 측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진우 기자.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소송 대리인단은 16일 “조속한 시일 내에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매각 절차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송 대리인단은 이번 달 내로 법원에 매각명령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대전지법은 지난 3월 소송 대리인단이 압류를 신청한 미쓰비시중공업이 국내에 등록한 특허권 6건과 상표권 2건에 대해 압류 결정을 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로 강제동원 됐던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도록 판결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29일 양금덕 할머니(90)등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 4명과 유족 1명에게 미쓰비시중공업이 1인당 1억~1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소송 대리인단과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돕고 있는 시민단체는 지난 1월부터 3차례에 걸쳐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 동원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협의해 나설 것을 촉구해 왔다. 이들은 “7월15일까지 배상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압류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화 등 후속조치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사이 고령의 피해자들이 잇따라 숨지자 소송 대리인단은 더는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받았던 김중곤 할아버지(95)가 지난 1월 사망했고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추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심선애 할머니(88)와 이영숙 할머니(89) 등 올해에만 피해자 3명이 세상을 떠났다.

소송 대리인단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제시한 시한까지 아무런 의사전달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 대화를 통해 합리적 방법을 찾고자 했던 노력이 거듭 무산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90세를 넘긴 원고들로서는 법이 정한 절차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면서 “미쓰비시중공업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압류된 재산을 처분하는 ‘환가’ 절차까지 중단 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