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불쾌감 겪는 청소년들…‘자신 그대로의 삶’ 꾸려갔으면”

오경민 기자

‘트랜스젠더’ 뮤즈·모니카

“성별불쾌감 겪는 청소년들…‘자신 그대로의 삶’ 꾸려갔으면”

‘트랜스젠더’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연예인 하리수씨를 떠올린다. 미디어에서 트랜스젠더를 재현할 때 주로 ‘트랜스 여성’(출생 시 남성으로 지정됐으나 스스로 여성으로 인식하는 사람)을 등장시키기 때문이다. 연인 모니카(24·활동명·사진 오른쪽)와 함께 유튜브 채널 ‘발라TV’를 운영 중인 뮤즈(29·활동명·왼쪽)는 출생 시 여성으로 지정됐으나 스스로 남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 남성’이다. 뮤즈는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생긴 신체 변화와 성전환수술 후기 등 의료 트랜지션 과정을 유튜브에 공개해 주목받았다. 지난 1일 뮤즈와 모니카 커플은 인터뷰 내내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뮤즈는 의료 트랜지션과 법적 성별 정정을 위해 먼저 정신과에서 ‘성정체감장애’ 진단을 받아야 했다. 이마저도 모든 정신과에서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뮤즈는 “당시 서울에서 두 곳 정도만 가능했다”고 말했다. 외과 수술 정보는 더 부족해 유튜브나 블로그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접했다. 성별을 정정하기 위해 찾은 법원 문턱 역시 높았다. 처음 찾아갔던 법원에서는 “다른 법원에 가보라”고 퇴짜를 맞았다.

뮤즈가 트랜지션을 결심한 계기는 모니카였다. 초등학생 때부터 성별불쾌감을 겪어온 뮤즈는 ‘나는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한 뒤 모니카와 함께 의기투합해 1년6개월 만에 법적 성별 정정에 성공했다. 가족들도 힘이 됐다. 모니카의 이모부는 뮤즈에게 “언제 남자끼리 밥 한번 먹자”고 했다. 모니카 할머니는 “지금처럼 행복하게 잘 살면 된다”고 했다.

트랜지션을 하면서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호르몬 주사를 맞기 시작하면서 화장실을 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시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력서를 본 후 “본인이 맞느냐”고 물어보는 일이 잦았고, 커밍아웃을 하면 “다시 연락하겠다”고 한 뒤 소식이 없기 일쑤였다.

성별불쾌감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모니카는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당하더라도 중심을 잃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면서 그대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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