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성인 음주 줄고…‘비대면 배달’ 청소년 음주 늘어

류인하 기자

지난해 서울 거주자 분석

청소년, 부모 등 ID로 주문

배달 시 신분증 확인 드물어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서울 거주 성인의 음주 비율은 줄어든 반면 청소년 대상 불법 주류 판매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 주류 구매가 늘고, 비대면 배달서비스가 확대된 것이 청소년 주류 구입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서울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1월1일~12월31일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시 월간음주율은 56.5%로 전년(62.1%)에 비해 5.6%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음주율이란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성인의 음주비율은 줄어들었지만 19세 미만 청소년의 주류 구입은 오히려 늘어났다. 서울시가 조사한 편의점의 청소년 대상 불법 주류 판매율은 2015년 65.3%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7년 52.4%, 2018년 18.2%까지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35.6%로 2018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서비스 이용이 확대되면서 청소년들의 주류 구입이 늘어난 것으로 서울시는 파악했다. 배달서비스 이용 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선결제를 한 후 음식을 비대면으로 전달받는 방식이 권장되면서 청소년의 주류 구입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모든 배달앱은 성인 인증절차를 거친 주문자에 한해 주류 주문이 가능하지만 부모나 성인이 된 형제·자매의 아이디(ID)를 사용하는 청소년의 경우 주류 주문을 막을 방법이 없다. 배달의민족 등은 주류 배달 시 배달원이 주류 전달 전 주문자에게 신분증 등을 요구하도록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미성년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A씨(49)는 지난해 11월 거실 쓰레기통에서 소주병 뚜껑으로 보이는 초록색 쇳조각을 발견하고 아이를 추궁했다. 아이는 친구와 중국음식을 주문하다 호기심에 소주도 주문했더니 배달이 가능했다고 했다.

서울시가 업체들을 조사해보니 실제 앱을 이용한 주류 주문 시 배달원이 주문자의 신분증 또는 보호자 확인을 한 경우는 25개 자치구 평균 9.9%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향후 청소년 주류 접근성 제한을 위한 배달 및 배달앱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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