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윤길 시의장 선출 배후엔 대장동 세력···녹취록엔 "민주당쪽에 얘기했다"

손구민·이홍근 기자

경찰, 업자들 녹음파일 확보

최윤길 시의원 당선 계획 짜

당시 시의원들 포섭 시도도

최 전 의장 선출 배경 재수사

[단독]최윤길 시의장 선출 배후엔 대장동 세력···녹취록엔 "민주당쪽에 얘기했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 세력이 2012년 성남시의회 의장 선거 때 최윤길 당시 시의원(가운데 사진)에게 표를 몰아주려고 시의원들의 포섭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의장이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당적을 바꿔가면서까지 시의장으로 선출된 배경에 대장동 세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 전 의장은 성남시의회 의장에 당선된 뒤 시의회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주도했고,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의 부회장으로 지난해부터 재직 중이다. 경찰은 최근 최 전 의장 관련 의혹 전반을 재수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2014년 최 전 의장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최 전 의장의 측근인 김모씨가 최 전 의장을 시의장에 당선시키기 위한 계획을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 중 한 명인 A씨에게 설명한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김씨는 의정 일정이 많은 최 전 의장을 대신해 평소 대장동 초기 사업자들인 이강길 씨세븐 대표와 정영학 회계사 등을 수시로 만나 사업 상황을 공유받은 인물이다.

경찰이 확보한 녹취록에서 김씨는 “대장동 사업자들과 최 의원을 시의장으로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정책 공조를 해주겠다고 했고, 민주당도 최 의원을 밀어주기로 합의했으니 기다려보라”고 말했다. 김씨는 “민주당 시의원 B씨와 새누리당 시의원 C씨 2명이 도와주기로 했다”고도 했다. 경찰은 최 전 의장을 불러 김씨의 녹음파일을 들려주면서 ‘김씨가 도움을 준 게 맞느냐’고 물었지만 최 전 의장은 “그런 사실이 없고 김씨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고 했다고 한다.

최 전 의장은 2012년 성남시의회 의장 선거 때 새누리당 경선에서 떨어졌지만 불복하고 출마해 민주당 의원들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이후 최 전 의장은 시의회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는 데 동의하도록 주도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공소장을 보면, 유 전 본부장은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 등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사업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대장동 개발 세력 입장에선 최 전 의장을 의장으로 만들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공사 설립 직후인 2013년 9월 말부터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이 추진됐다.

당시 경찰은 최 전 의장이 2010년 6월 지방선거 무렵 대장동 개발 초기 세력으로부터 뇌물 1억2000만원과 280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받은 의혹도 수사했다. 이강길 대표 측으로부터 차를 새것으로 바꾸도록 1억원을 받은 것, 선거자금용으로 2000만원을 받은 것 등이다. 하지만 돈을 전달하기로 했다는 이 대표 동업자와 최 전 의장은 사실관계를 부인했고,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최근 대장동 비리 의혹을 다시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최 전 의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전면 재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 전 의장이 2014년 의장직에서 내려온 후부터 지난해 화천대유 부회장이 될 때까지의 대장동 사업에 추가로 관여한 게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단독]최윤길 시의장 선출 배후엔 대장동 세력···녹취록엔 "민주당쪽에 얘기했다"

배너가 클릭되지 않을 시 주소창에 https://news.khan.co.kr/kh_storytelling/2021/daejang/ 을 입력해주세요.


Today`s HOT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폭격 맞은 라파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