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8일 만에 ‘금강송 군락지’ 인근 주불 제압···“13일 완진 기대”

백경열 기자

경북 울진 산불 발생 8일째인 11일 산림당국이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소광리 일대의 큰 불길을 완전히 제압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소광리 지역의 주불 진화를 완료했으며, 잔불도 상당히 제압한 상태”라면서 “그동안 (진화에) 애를 먹은 소광리 쪽이 정리가 돼서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응봉산만 남았다”고 밝혔다.

산림당국은 11일 소광리 지역의 주된 불길을 잡는데 성공하면서, 이 지역에 일부 헬기만 남기고 나머지 70여대의 헬기를 응봉산 지역에 집중 투입했다. 응봉산 지역 산불의 기세를 조금 누그러뜨리는 성과도 거뒀다. 이 지역의 완전 진화에는 앞으로 2~3일이 더 걸릴 것으로 산림당국은 예상한다. 다만 현재 인력은 투입될 수 없고, 헬기를 통한 진화만 가능한 상황이다.

11일 오전 7시40분쯤 응봉산 서쪽으로 연기가 퍼지고 있는 모습. 경북소방본부 제공

11일 오전 7시40분쯤 응봉산 서쪽으로 연기가 퍼지고 있는 모습. 경북소방본부 제공

응봉산 일대는 소광리와 마찬가지로 암석이 많은 지형으로 알려져 있다. 불길에 암석이 달궈져 오랜 시간 열을 품어 진화가 힘든 데다, 지형이 험해 인력이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해 진화하기가 위험하다는 게 산림당국의 설명이다.

최 산림청장은 “(암석이 많은 산의 경우) 다른 산의 3배가량의 물을 쏟아부어야만 같은 효과를 낸다”면서 “또 산세가 험해서 인력 접근은 어려운 상황인데, 접근이 가능해지면 특전사 등 숙력된 인력을 선발해서 진화 작업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오는 12일 오전 1~9시까지 북서·서풍이 초속 2~3m로 불다가, 이후 오후 1시까지 동·남동풍이 초속 3~4m로 불 것으로 예보됐다. 산림청은 시야가 확보되는 등 진화 여건이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여전히 응봉산 지역 산불이 거센 만큼, 민가가 있는 덕구리와 풍곡리 방향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산림과 소방당국은 민가가 많은 덕구리 인근을 방어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최 산림청장은 “응봉산 지역은 오늘 조금 작업(진화)을 했고, 마지막 목표를 위해서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면서 “이 지역(응봉산)이 워낙 어려운 지형이라서 진화에 얼마나 걸릴 것인지는 예측을 못하지만 내심 일요일까지 진화를 완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소광리 지역의 잔불 정리와 함께, 3중 진화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지역의 경우 진화가 이뤄졌음에도 다시 불길이 되살아나면서 위협적으로 확산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어서다.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이 지역의 ‘절대 사수’를 위한 조치다.

산림당국은 특수진화대와 특전사·해병대 등 인력을 강화해서 1차로 방어선을 쳤다. 또 이 지역 임도의 폭을 넓혀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 81대를 배치했다. 끝으로 산림청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야간 진화가 가능한 수리온 헬기 1대도 대기시켜놓은 상태다.

11일 오후 5시쯤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가 최병암 산림청장으로부터 산불 진화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백경열 기자

11일 오후 5시쯤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가 최병암 산림청장으로부터 산불 진화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백경열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산불 상황실을 찾아 진화인력을 격려했다. 김 총리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대형 재난 앞에서 노고가 많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2일과 13일 사이 울진 산불 현장에는 5~10㎜의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산림청은 진화 작업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11일 오후 5시30분 현재 산불영향구역은 2만211㏊(울진 1만8651㏊·삼척 1560㏊)로 추산된다. 시설물은 주택 348채 등 729곳이 불에 탔다. 주민은 327명은 마을회관 등 16곳에 대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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