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례 없는’ 회장 수행기사 출신 임원 두고 동아제약 직원들 ‘부글’

이유진 기자

직원들 “불공정 인사” vs 사측 “정당한 성과”

블라인드 게시판 “코너링 남달라 상무 승진”

사측 “수행기사라 승진 제한 두는 건 역차별”

경향신문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경향신문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동아제약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몸담고 있는 전 회장 수행기사 출신 임원을 두고 사내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직원들은 해당 기사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며 ‘불공정 인사’라고 반발한다. 사측은 “수행기사이기 때문에 승진 제한을 두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반박한다.

7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동아쏘시오홀딩스 상무보 A씨(55)는 입사 후 줄곧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의 수행기사로 일했다. 1999년 동아제약 비서실 총무팀에 입사한 A씨는 2004년 용마로지스 총무팀과 2018년 동아쏘시오홀딩스 총무팀으로 소속사만 두 차례 바뀌었을뿐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다.

A씨는 용마로지스 소속이던 2016년 12월 이사대우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18년 동아쏘시오홀딩스로 자리를 옮겨 약 1년 만인 2019년 초 상무보로 승진했다. 말단 사원부터 현재까지 22년간 무사고 운행을 하는 등 자기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동아쏘시오홀딩스 미등기 임원 1명의 평균 연봉은 2억7200만원이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뿐 아니라 동아제약, 용마로지스 등 계열사에서는 뒷말이 나온다. 강 전 회장이 2018년 횡령과 병·의원 리베이트 혐의 등으로 구속됐는데 경영 공백기에 최측근 수행기사를 임원으로 승진시켜 고액 연봉을 받게 하는 게 정당하냐는 것이다.

강 전 회장은 수감 중이던 2019년 퇴직금을 수령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2020년 9월 출소한 이후에는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다. 현재는 동아쏘시오홀딩스 최대주주로만 남아 있다. A씨는 강 전 회장이 직함을 뗀 이후 임원 차량관리와 수행기사를 총괄하는 정비반장을 맡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나도 운전 잘하는데 임원 달고 싶다” “코너링이 남달라서 상무님이 되신 겁니다”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한 직원은 “오랫동안 회장을 수행해 고액 연봉을 받는 건 문제 없다고 본다”면서도 “임원이란 자리는 적어도 사업과 관련한 직무 수행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사측은 사적 친분에 따른 승진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수행기사이기 때문에 승진을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도 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기자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A씨를 비롯해 수행기사들은 외부 용역업체 소속 아니고, 직접 고용한 정규직”이라며 “공정한 평가와 보상, 승진 기회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대표이사, 부사장 등 전문경영인들의 수행기사들도 대리급에서 부장급까지 다양한 직급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수행기사와 관련해선 갑질 피해 논란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오히려 처우와 보상을 제대로 한 사례라고 생각된다”며 “전례가 없고, 회장님을 수행했다는 것만으로 그동안 고생하며 해왔던 업무에 대해 합당하게 대우 받아야 하는 것들이 폄하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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