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참위 3년반 조사 활동 마무리…업무상과실치사상죄 공소시효 연장 등 20개안 권고

9일 서울 중구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서 문호승 위원장(가운데)이 가습기살균제와 세월호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8년 12월 활동을 시작한 사참위 위원 임기는 내일까지다. 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3년6개월 만에 조사 활동을 마무리한다. 사참위는 참사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20개 권고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주요 과제인 세월호 침몰 원인은 규명하지 못했다.

사참위는 조사 종료를 하루 앞둔 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4·16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각각 8건의 권고와 공통 권고 4건을 발표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서는 “제품 사용 후 상당기간이 지나서야 발현된 가습기살균제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며 업무상과실치사상죄 공소시효를 현행 7년에서 대폭 연장할 것을 권고했다. 또 피해자가 아니라 기업에 입증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피해자가 ‘기업의 과실과 피해 간 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기업이 ‘기업의 과실과 피해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입증하도록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명칭을 ‘구제법’에서 ‘지원법’ 체계로 변경하고 피해 지원 범위를 확대할 것도 요청했다. 피해 ‘구제’를 목적으로 둔 현행법은 피해자의 실질적인 피해회복을 돕는 데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속한 피해판정 실시, 기업인권경영 제도화를 통한 기업 책임 강화, 독성감시를 위한 국가 차원의 국가중독센터 도입, 화학물질 관리 및 관련 정보 소통·제공 등도 제안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국정원, 경찰 등 정부 기관의 참사 피해자 사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방해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참위는 “위원회 조사를 통해 특조위 방해 행위에 개입된 것으로 확인된 ‘청와대·국무조정실·해양수산부·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법제처·인사혁신처’는 소속 공무원에 대한 자체 감사를 진행해 실체를 규명하고 구체적인 개선과제 도출 및 수사 요청 등 행정적이거나 기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참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문호승 사참위원장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명확하게 결론 내리지 못한 점도 조사 활동의 한계로, 피해자와 국민께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증거가 불충분하고 여러 한계가 있어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에 따르면 사참위가 작성할 종합보고서의 결론 부분에는 ‘외력의 가능성도 있지만, 이러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 ‘외력 가능성을 조사했으나 외력이 침몰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문장이 병기된다. 세월호가 외부 물체와 충돌해 침몰했다는 ‘외력설’을 배제하거나, 그 가능성이 낮다는 전원위원회의 의견과 그럴 수 없다는 진상규명국의 주장을 절충한 셈이다.

사참위 전원위원들의 임기는 10일까지이지만 이후에도 참사 종합보고서 작성에 참여할 계획이다. 2018년 12월 조사를 개시한 사참위는 오는 9월10일까지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모든 활동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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