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실종 초등생 가족 차량 바닷속서 발견…‘번호판 동일’

내부는 확인 안 돼...29일 인양

28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방파제로부터 80m 지점 가두리 양식장 아래에서 실종된 조모(10) 양 가족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외제 승용차가 발견됐다. 경찰이 수중에 있는 차량 내에서 여행용 가방을 건져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완도군 신지면의 바닷속에서 지난달 말 실종된 광주광역시 초등학생 일가족 3명이 이용한 승용차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는 인양을 해 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경찰청은 28일 전남 완도군 신지도의 성공한 방파제에서 80m 정도 떨어진 가두리양식장 인근 바닷속에서 외제 승용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차량은 지난달 31일 신지도에서 실종된 조모양(10) 일가족 3명이 이용했던 외제차량과 차량번호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양 가족의 차량이 발견됐지만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는 인양을 해 봐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차량의 트렁크는 열려있어 여행용 가방을 수습했지만 유리창에 선팅이 짙게 된 데다가 시야가 흐려 사람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수심이 깊고 시야 확보가 어려워 오늘은 인양이 힘들다.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유실 방지 조치를 하고 있으며 29일 인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송곡선착장 인근 한 수산업체 앞 바닷속에서 자동차 부품을 발견한 뒤 주변을 추가 수색하던 잠수부가 오후 5시 20분쯤 차량을 맨눈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차량에 앞서 방파제 인근에서 발견된 자동차 부품 역시 조양 가족 차량과 제작연도와 모델이 일치했다.

차량이 발견된 곳은 실종됐던 조양 가족의 휴대전화 위치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역과 일치한다. 이들 가족은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57분쯤 차를 타고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펜션을 나섰다. 펜션을 나선 직후인 지난달 31일 차량이 발견된 인근에서 오전 0시 40분 조양의 휴대전화가 꺼졌고, 이어 오전 1시 9분쯤 어머니, 오전 4시 16분쯤에는 아버지의 전화기도 꺼졌다.

경찰의 차량 확인은 신지면 송곡마을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찰은 버스정류장 CCTV를 통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6분쯤 펜션을 나선 조양 가족의 승용차가 방파제 쪽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버스정류장은 차량이 발견된 방파제와 200m 정도 떨어져 있다. 경찰은 “조양 가족 승용차가 차량이 발견된 바다와 인접한 방파제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혔는데 되돌아 나오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아 송곡선착장 일대에 대해 집중 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양 가족이 실종된 지 한 달 정도 흘렀지만 차량이 먼바다까지 흘러가지 않은 것은 인근 해역의 조류가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립해양조사원의 바다누리 해양정보서비스를 보면 조양 가족의 생활반응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송곡선착장 인근의 조류는 평균 초속 14㎝로 느린 편이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광주광역시에 있는 아이의 학교에 한 달 일정의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연락이 끊겼다. 조양의 부모는 학교에 “제주도 한 달살이 체험을 하겠다”며 지난 5월19일부터 6월15일까지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승인받은 체험학습 기간이 지난 16일 이후에도 조양이 계속해서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은 지난 2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수사결과 조양 가족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완도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