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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진행 중인 여가부 사업이 “알박기 정책”이라는 여당 원내대표

유선희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을 “알박기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또 “새 정부의 여가부 폐지 기조와 전혀 상관없는 사업방식”이라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2일에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는 기관장급 13명과 (비)상임이사 및 감사 등 총 59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가 정권교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버티기를 하고 있다”고 썼다. 전 정부의 인사에 이어 사업까지 ‘알박기’라며 들어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의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은 정권 말기에 급조된 것이 아니다. 갓 구운 빵에 나이프로 버터를 발라 먹듯이 참여를 통해 일상의 기쁨을 달성한다는 의미로 2019년 출범했다. 수 차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시작됐다. 청년들이 일·안전·주거·건강 등 일상 전반에 걸쳐 성평등 흐름을 스스로 꾸려나가는 연구와 캠페인, 콘텐츠 제작 등을 해왔다.

올해는 버터나이프 크루 추진단의 특별분야로 젠더갈등 완화와 공정한 청년 일자리 환경 조성 분야가 신설됐다. 양성평등 인식격차와 차별·혐오 해소를 위한 팩트체크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노동취약계층 청년들의 어려움과 대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여가부는 기존의 역할과 상관없이 새 정부의 젠더·성평등 인식에 발맞추기를 하고 있다는 우려를 이미 사고 있다. 버터나이프 크루 앞에 붙어있던 ‘성평등 문화 추진단’은 새 정부 들어 ‘양성평등’으로 바뀌었다. 여성·인권단체들은 남성과 여성 이외에 다른 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양성평등이 아니라 성평등 단어를 써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달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여가부 폐지’에 대해 “정책환경이 변화했고 여가부가 가진 한계를 고려할 때 폐지는 명확하다”면서도 “여가부 기능이 없어지는건 아니다”고 했다. 앞서 지난 5월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여가부에서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 다른 부처에 이관한다는 게 아니라, 상당히 통합하고 일원화해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부처가 중심이 돼 하는 사업에 막강한 여당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다면, 과연 여가부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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