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대학이?…축제 주점에 ‘음란물 연상’ 메뉴판 내놓은 학생회

윤기은 기자

학내 커뮤니티 “누가 이걸 허락했나”

대전대 학생처, 해당 학과 주점 철거

컨셉 기획한 학회장 징계 절차 논의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독자제공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독자제공

축제 기간 학생들이 운영하는 주점 부스에 음란물 제목을 연상케 하는 메뉴판과 현수막이 걸린 대전대에 학내외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 하는 문구를 버젓이 축제에 내건 학생들과 문제의 글이 별다른 제지 없이 붙을 수 있도록 방치한 학교 모두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되자 학교 측은 주점을 철거하고 주점 운영 주체인 학과 학생회에 반성문 제출을 요구했다.

온라인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대전대 A학과 학생회는 지난 21일 오후 축제 기간 임시로 운영하는 주점 부스에 ‘오빠 여기 쌀 것 같아. 가격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메뉴판에는 음란물을 연상시키는 문구가 가득했다. ‘[국산]’‘[서양]’‘[일]’ 등 음란 동영상 제목에 흔히 쓰이는 양식을 차용한 메뉴 이름과 가격을 나타낸 숫자 옆에는 동영상 용량 기가바이트를 의미하는 ‘GB’가 적혀 있었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는 해당 부스 및 메뉴판 사진과 함께 “이번 축제는 누가 관리하길래 이걸 허락해줬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달린 댓글에는 “진짜 이건 그냘 넘어가면 안 된다” “지들 딴에는 저게 유쾌하다 생각했을 게 뻔함” “저런 것 보면 재미도 없고 안에서 먹는 사람까지 수준 낮아보임”이라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대전대 학생처는 지난 22일 주점을 철거하고 A학과 학생회에 반성문 제출을 요구했다. 대전대 관계자는 “축제 전 각 부스 행사 계획을 사전 관리했지만 문제의 메뉴판은 게릴라식으로 갑자기 걸린 것 같다”며 “이 사안을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등 전체 학생회에 공지한 뒤 재발 시 엄중히 조치할 것임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대전대는 해당 부스 컨셉을 기획한 학회장 등 학생들에 대한 징계 절차 돌입을 논의하고 있다. 총학생회도 23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교내에 설치돼 있던 모든 주점을 철거했다.

윤원정 ‘유니브페미’ 사무처장은 “포르노가 농담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여성주의 자치회의 기구가 학교에서 내쫓기며 이런 일에 제동을 거는 사람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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