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가 ‘공감노조’로 개명하려 한 사연은···

조해람 기자
지난 6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 SNS에 올린 명칭 변경 관련 홍보물. 화섬식품노조 제공

지난 6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 SNS에 올린 명칭 변경 관련 홍보물. 화섬식품노조 제공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이 ‘공감노조’로 명칭을 변경을 시도했지만 3표 차이로 부결됐다.

화섬식품노조는 지난28일 오후 열린 제28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조 명칭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한 규약변경안이 재석 247명 중 162명 찬성과 85명 반대로 부결됐다고 29일 밝혔다. 노조명을 바꾸려면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 규약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날 재석자의 3분의2는 165명이었다.

화섬식품노조는 화학·섬유·식품산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산별노동조합이다. 석유화학공장 노동자부터 의류노동자, 파리바게뜨 등 식품업계 노동자들이 속해 있다. 그러나 화섬식품노조엔 네이버·넥슨 등 IT 노동자들과 타투이스트도 가입돼 있다. 타투 의료행위 관련 소송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타투이스트 김도윤씨도 화섬식품노조 타투이스트지회장이다.

화섬식품노조에 이처럼 다양한 노동자들이 모여있는 것은 노조가 적극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섬식이’라는 별명도 만드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젊은 노동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김도윤 화섬식품노조 타투이스트지회장. 김영민 기자

김도윤 화섬식품노조 타투이스트지회장. 김영민 기자

명칭 변경은 노조가 포괄하는 산업이 다양해지면서 처음 제기됐다고 한다. 화섬식품노조는 “노조에는 화학, 섬유, 식품뿐 아니라 의약품, ICT, 펄프제지, 폐기물, 가스, 문화예술 등 많은 업종의 조합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명칭 변경에 대한 안건이 제출됐다”고 했다.

노조는 지난해 2월 정기대의원회의에서 명칭 변경 사업을 의결하고 그해 7월부터 TF팀을 가동했다. 새 명칭 후보군은 ‘공감노조’와 ‘생활노조’로 압축됐고, 지난달 ‘공감노조’가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노조 관계자들은 ‘공감’이라는 명칭에 전태일 열사의 뜻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섬유산업도 포괄하는 화섬식품노조는 전태일 열사의 뜻을 계승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청계천의 어린 여성 피복노동자들에게 공감한 전태일의 뜻을 이름에 담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 내부적으로는 명칭에 산업의 이름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별노조’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의견인데, 공교롭게도 올해는 기업별 노조의 연합으로 2000년 출범했던 화학섬유연맹이 화섬식품노조라는 산별노조로 전환한 원년이기도 하다. 지난 2월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산별노조 전환을 선언하며 “전태일 정신을 잇는 산별노조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화섬식품노조 제공

화섬식품노조 제공

화섬식품노조는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리바게뜨지회를 비롯한 투쟁사업장에서부터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어내겠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악을 저지하고, 노후설비특별법 제정해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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