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통위원장을 아느냐”가 ‘점수 조작’ 여부보다 중요했을까

권정혁 기자

종편 심사 참여한 일부 위원

“감사원·검찰 수사는 불공정

점수 수정 안 했는데도 입건”

2020년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특정 종편사에 대한 ‘점수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입건 대상에 ‘감점 처분’을 하지 않은 위원도 포함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대로 심사 과정에서 점수를 변경한 심사위원들 중 수사선상에서 빠진 위원도 있어 검찰 수사와 앞선 감사원 조사에 불공정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종편 심사에 참여한 복수의 심사위원들은 2020년 종편 심사에 참여한 A위원의 경우 TV조선의 ‘조건부 재승인’ 판정의 발단이 된 ‘중점 심사’ 항목에 감점 처분을 하지 않았으나 서울북부지검 수사선상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B위원은 “(검찰 수사선상에 있는 사람들 외에) 점수를 변경한 사람이 더 있다고 들었으나 그 사람들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따르면 심사위원들은 심사 4일차인 2020년 3월19일 오후 10시쯤 1차적으로 재승인 심사를 마쳤다. 그리고 소계와 총계가 맞지 않는 등 점수에 오차가 있는 위원들은 방통위 측 확인 요청 등에 따라 그날 자정까지 심사표 수정 작업을 거쳤다. 이후 20일 오전 10시 이전에 최종 수정이 이뤄졌다.

검찰은 방통위 직원 4명이 19일에서 20일 오전 사이 당시 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 중 3명에게 TV조선의 최종 평가점수를 알려준 것으로 의심한다. 또 방통위 직원들이 19일 오후 11시58분부터 20일 오전 9시44분 사이에 심사위원 3명을 다른 장소로 불러 점수를 수정하도록 요구했다고 본다.

이에 대해 C위원은 “점수를 미리 알려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점수 수정은 20일 오전 모두가 있는 심사장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반박했다. D위원도 “해산 전까지는 심사 지속 상태이므로 오전에 수정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심사표가 최종적으로 방통위 측에 전달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점수 수정이 가능했다는 논리다.

20일 오전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심사표 수정 가능 여부를 심사위원장에게 물었다고도 했다. 윤석년 당시 심사위원장은 방통위로부터 “최종 심사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수정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E위원은 “20일 오전에는 아직 (심사표를) 봉인하지 않아서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했다”고 했다. 다만 F위원은 “일부 위원은 심사 종료 후 (마지막 날 점수를 변경하게 해준 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방통위 공모 여부 추궁당해”
‘한 위원장 겨냥’ 주장 뒷받침

검찰 수사의 발단이 된 감사원 조사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표적으로 삼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는 말도 나왔다. 이들은 감사원 조사 당시 조사관으로부터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아느냐” “심사 마지막 날 아침을 앞두고 방통위와 공모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궁을 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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