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박제해야”···병원에 남은 전공의 색출·조롱하는 의사들

강한들 기자

이름 일부·출신 의대 등 신상 자료 공개

“참의사 리스트” 조롱하며 인터넷 확산

“면허정지보다 소속 집단이 더 무서워”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간호사와 의사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간호사와 의사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의사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단사직에 동참하지 않는 전공의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조롱하는 듯한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7일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의사·의대생 위주의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글이 게시됐다고 알리며 이를 촬영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참의사 리스트’ 글에는 전국 70여개 병원별로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전공의들의 소속과 잔류 전공의 수로 추정되는 정보 등이 담겼다. 전공의가 전부 병원을 떠난 경우 별도로 분리돼 정리됐다.

현장에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전공의 이름 일부가 공개됐고, 출신 의대를 명시한 경우도 9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남은 전공의 중 일부에게는 ‘사직 전공의 조롱 카톡을 보냈다’ ‘몰래 일하는 중’ 등 추가 정보로 추정되는 사항도 적혀 있었다고 한다.

메디스태프 게시글 댓글에는 “평생 박제해야 한다” “A 병원도 참의사 없는 병원으로 (별도 분리해) 올려달라”라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 남아 의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전공의들을 ‘참의사’에 빗대며 조롱 조로 표현한 것이다.

블라인드에 이 사실을 알린 작성자는 “업무개시명령, 3개월 면허 정지보다 내가 속한 이 집단이 더 무섭다”라며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선·후배, 동기들과 3~4년을 지내야 하는데, 온갖 불이익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라고 털어놨다.

메디스태프에는 지난달 19일 ‘사직 전 병원 업무 자료를 삭제’하라는 취지의 게시물이 올라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메디스태프 본사를 압수수색한 후 해당 글을 작성한 성명불상자를 쫓고 있다.

복지부는 전날 오전 11시 기준 100개 수련 병원 전공의 1만2225명의 근무 현황을 점검한 결과,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계약을 포기한 전공의가 1만1219명(91.8%)이라고 이날 밝혔다. 정부는 지난 5일부터 업무 개시 명령을 위반하고 병원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게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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