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끊은 건 돈이 아닌 삶…“그래도 우리의 노래는 멈출 수 없어요”

사진·글 정지윤 선임기자
[금주의 B컷]그들이 끊은 건 돈이 아닌 삶…“그래도 우리의 노래는 멈출 수 없어요”

“사람이 오면 꼬리 흔~들어요

개사료 먹어요

강아지랑 얘기 나눠요

맘속으로 사랑한다고~~”

중증 발달장애를 가진 이연옥씨(52)는 작사·작곡가이자 가수다. 이씨는 매주 한 곡씩 노래를 만든다.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다. 노들장애인야학 ‘노들노래공장’(이하 노노공) 강사인 만수씨(35·음악가 이민휘)와 지적장애를 가진 10여명의 수강생들과 함께 작업을 한다. 이들 중증 발달장애인에게 노노공 수업은 곧 ‘노동’이다.

2022년 시작된 노노공은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의 일환이었다. 수강생들은 거리에서 장애인들의 권리를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거나 노래를 만드는 문화예술노동을 하면서 생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을 벌었다. 그런데 서울시가 올해부터 예산을 삭감하고 사실상 사업을 폐지했다. 그동안 퇴직금과 주휴수당을 인정받으면서 주 15시간, 최저임금을 받아온 노노공 노동자들도 포함됐다.

예산을 뺏겼지만 노노공 노동자들은 올해도 쉰 적이 없다. 최근에는 2년간 만든 노래 가사와 악보가 담긴 <노들노래공장 노래집>도 출간했다. 이씨를 포함한 노노공 노동자들은 오는 21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리는 인권축제 공연에서 직접 만든 노래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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