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번 오던 버스, 부르면 갑니다

강현석 기자

전남 영암군 ‘콜버스’ 도입

대기시간 최대 70% 줄어

농촌 대중교통 대안 부상

전남 영암군이 지난달 운행을 시작한 콜버스. 영암군 제공

전남 영암군이 지난달 운행을 시작한 콜버스. 영암군 제공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사는 60대 A씨는 집에서 병원에 갈 때마다 버스를 부른다. 콜센터로 전화해 버스를 탈 정류장과 도착지를 말하면 버스가 온다. A씨는 “예전에는 버스를 타려면 정해진 시간을 지켜야 했고,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는데 지금은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호출하면 버스가 데리러 가는 ‘수요응답형 버스’(콜버스)가 대중교통이 열악한 농촌지역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콜버스는 택시처럼 주민들이 호출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버스가 정류장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다.

영암군은 15일 “‘영암콜버스’ 운행을 시작한 이후 버스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달 5일부터 삼호읍에서 최대 33명이 탑승할 수 있는 버스 3대로 콜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농촌지역은 그동안 대중교통인 버스가 부족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급격한 인구감소로 이용객이 줄면서 지역을 운행하는 버스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하루에 버스가 2∼3회만 운행하는 마을도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암군은 정해진 운행 노선이 없는 콜버스를 도입해 시범 운행하고 있다. 콜버스는 주민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콜센터를 통해 버스에 탑승할 정류장과 내릴 정류장을 알려주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버스가 이동하는 방식이다.

군은 콜버스 도입 이후 지역 대중교통 이용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승객들의 평균 버스 탑승시간은 52분에서 16분으로 줄었다. 기존 버스는 정해진 노선을 운행했지만 콜버스는 목적지까지 최단 거리로 이동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최대 71% 줄었다.

승객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콜버스 회원으로 가입한 주민은 1325명에 이른다. 60대 이상도 106명이나 된다. 한 달 이용객은 6315명으로 지난해 한 달 평균 버스 이용객(3489명)보다 82% 증가했다.

영암군은 이용객이 늘자 올해 콜버스 1대를 추가 투입해 모두 4대를 운행하기로 했다. 노인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류장에 번호를 부여하고 이용방법도 꾸준하게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영암군 관계자는 “콜버스는 차량 크기는 작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은 농촌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군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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