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미국 교도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공상이 일상인 'N'이라, 죄를 짓고 교도소에 수감되는 상상을 가끔 합니다. 미국 교도소만큼은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드'에서 본 미국 교도소들은 대체로 약육강식과 폭력이 지배하는 곳으로 그려지니까요. 들어가면 뼈도 못 추리겠다 싶습니다. 미국의 교정시설은 그래서 '교화'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미국은 수감률이 매우 높은 편이지만 범죄 발생률이나 재범률도 높다고 알려져 있죠. 캘리포니아주의 샌 퀜틴(San Quentin) 교도소는 미국에서도 악명 높은 교도소입니다. 이곳에서 낯선 일이 일어났다고 하는데요. 달리기가 수감자들의 삶을 180도 바꿔 놓았다고 하네요.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김세훈 기자의 기사를 읽고 대화 이어갈게요. ✦ 오늘자 레터 하단에 독자 이벤트 공지가 있어요. 점선면팀이 직접 고른 책을 보내드립니다! 꼭 확인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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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가 수감자들을 바꿨다 2024. 4. 16. 김세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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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 퀜틴 교도소는 미국에서 가장 폭력적인 역사로 악명 높은 곳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사형을 집행하는 유일한 교정기관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노래에 등장하고 조니 캐시의 공연으로도 유명해진 곳이다. 이곳 수감자들이 달리기를 통해 사회 복귀와 재기를 꿈꾸고 있다. CNN은 최근 "교도소 수감자들이 달리기를 시작했고 마라톤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달리기를 하면서 달라진 복역자들의 일상과 생각을 전했다. 라산 토머스는 마약 거래 중에 사람을 총으로 쏘고 다치게 한 혐의로 2003년 55세 때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끝이 안 보이는 감옥 생활을 보내기 위해 1000마일 클럽에 합류했다"며 "달리기는 집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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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 퀜틴 교도소 수감자들의 삶이 달리기를 통해 변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26.2 to Life>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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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마일 클럽은 2005년 설립된 러닝 클럽이다. 지역 마라톤 클럽 자원봉사 코치들이 교도소에 와서 지도한다. 수감자 50여명이 회원이 됐고 20대부터 70대까지 있다. 토머스는 "우리가 사회에 포함된 것처럼 느껴진다"며 "세상의 일부가 되면 세상은 나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했다. 1000마일 클럽 이야기는 크리스틴 유 감독 영화 <26.2 투 라이프(26.2 to Life)>로 소개됐다. 26.2마일은 마라톤 풀코스 거리다. CNN은 "수감자들은 감옥 내 작은 운동장을 105바퀴씩 뛴다"며 "연말 마라톤 출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애나 피츠패트릭 코치는 "달리기가 수감자들이 목표를 향해 집중하도록 하고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며 "달리기를 할 때 벽, 소음 등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짐 멀로니 코치는 "수감 시스템은 사람을 처벌할 뿐만 아니라 비인간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재소자들이 인간성을 되찾고 범죄가 아니라 가치 있는 인간으로 정의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상기하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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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수감자 비율이 세계적으로 무척 높은 나라다. 미국 교정시설에는 2백만명가량이 수감돼 있다. 흑인은 전체 인구의 13.6%에 불과하지만, 수감자 중에선 38.7%다. 수감자 69%가 유색인종으로 대부분 사회경제적 불이익을 경험했다. 이 교도소에서 2급 살인죄로 장기 복역한 마켈 테일러는 교도소 내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슬픔을 이기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육상 선수였던 테일러는 "코치들은 어떤 비판도 하지 않았고, 우리가 저지른 범죄가 무엇인지 묻지도 않는다"며 "삶이 회복되고 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한 여자친구를 구타해 조산을 초래한 혐의로 형을 살았다. 17년간 감옥 생활을 마치고 50대가 된 테일러는 가석방으로 출소한 러너이자 코치다. 1년 동안 감옥 밖 생활에 적응한 후 다시 규칙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테일러는 2022년 보스턴 마라톤을 2시간52분에 완주했다. 2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한 토머스는 2022년 개빈 뉴섬 주지사로부터 "재활에 전념했다"며 감형받았고 2023년 뉴욕시 마라톤을 완주했다. 토머스는 "마라톤 프로그램을 수료한 사람들의 재범률은 0%"라며 "이 프로그램이 더 많은 수감자들을 위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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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운동장 돌기. 떠오른 이미지는 반 고흐의 그림 '교도소 안마당 풍경'이었어요. 그림 속에서는 생기 없는 죄수들이 음울한 벽을 사방에 두르고 좁은 교도소 안마당을 빙빙 돌고 있습니다. 샌 퀜틴 교도소의 풍경은 달라요. 운동장을 도는 사람들의 얼굴과 몸에서 힘이 느껴지고, 표정은 단단합니다. 미국은 대표적인 엄벌주의 국가입니다. 세계 각국은 엄한 처벌을 강조하는 '엄벌주의'와 교화·개선을 중시하는 '교정주의'를 사회·문화적 배경에 맞게 선택하고 있어요. 대체로 보수적 가치관이 엄벌주의를, 진보적 가치관이 교정주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이 엄벌주의 일변도에서 벗어나 과거보다 교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기는 합니다. 엄벌주의가 재범률을 오히려 높인다는 연구 결과, 재소자 엄벌보다 교육에 비중을 실었더니 재범률이 감소했다는 사례들이 꾸준히 발표되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교도소는 만원이고, 수감자 재사회화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박근혜 정부가 '4대악 범죄 근절'에 5년간 750억원 가까이 썼지만 '처벌 강화' 기조에 오히려 재범률이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달리기로 수감자들의 삶을 교화하는 일이 악명 높은 미국의 교도소에서 벌어졌다고 하니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영화 <26.2 투 라이프>에서 한 수감자는 삶에 대한 확신이 가득한 표정으로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로 여기에서 벌어지는 난투나 폭동은 나에게 아무런 느낌도 주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내가 뭔가 정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재소자, "나는 루저고 삶을 낭비했다는 게 가장 큰 공포"라면서도 "될 수 있는 최선의 내가 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는 재소자의 말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우리가 사회에 포함된 것처럼 느껴진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교정시설의 핵심 역할은 수감자를 사회 구성원으로 기능할 수 있게 재사회화하는 것이니까요. 준비물도 필요 없고 맨몸으로 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신체활동만으로도 사회 구성원이라는 소속감과 자존감, 삶을 다시 일구겠다는 의지를 갖게 됐다는 발견이 놀랍습니다. 지난해 잇따라 무차별 흉기 난동 범죄가 발생하자 정부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추진한 것이 기억납니다. 지난해 8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교정기관 내 사형 집행시설을 제대로 유지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죠. 촉법소년 연령 하향도 주장했습니다. 엄벌주의를 원하는 여론 흐름에 따라 나온 조치들이에요.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 정부들이 범죄 혐의자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이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대대적으로 홍보한다는 보도를 떠올렸다면 과한 연상일까요. 엄벌주의냐 교정주의냐. 어느 한쪽만을 답이라고 고를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형사 분야 전문가들은 입모아 '가석방 없는 종신형' 같은 엄벌주의가 범죄를 줄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범죄를 예방하려면 '무거운 벌'보다 '확실한 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범죄자가 중벌을 받는 것보다, 반드시 상응하는 벌을 처벌을 받는다는 믿음이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김지선 선임연구위원은 대표적 중범죄인 살인의 경우, 범인들 중 반사회적 인격자·현실불만형·정신질환자가 많기 때문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두려워하는 합리적 선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어요.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범죄가 벌어질 때마다 교정·교화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되곤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백문이 불여일견이에요. 시간 나실 때 <26.2 투 라이프>를 보면서 달리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다시 찾은 수감자들의 눈빛을 만나보시기를 권합니다. 복잡한 생각이 한결 명료해질 수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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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벌주의 일변도이던 미국의 교도소에서 달리기를 통한 수감자 교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 2. 엄벌주의가 오히려 재범률을 높이고, 수감자 교화와 재사회화가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꾸준히 발견된다. ✦ 3. 주요 선진국에서 교정주의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반면 윤석열 정부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촉법소년 연령 하향, 사형시설 정비 등 엄벌주의 기조를 걷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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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으로 민정수석실을 폐지한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 청취'를 명분으로 법률수석비서관실 신설을 추진합니다. '특검 방탄용'으로 보여요. 이럴 거면 왜 없앤 걸까요? |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법과,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단독 처리로 본회의에 직회부됐습니다. 이번에도 대통령 거부권이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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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기후인 두바이에서 1년 동안 내릴 비가 12시간 만에 다 쏟아지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웃 사막 국가들에도 많은 비가 내렸어요. 기후변화의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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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선거현수막, 재활용 공장에 한 장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들 어디로 간 걸까요? 재활용이 '독려'에만 그치고 있어서 대부분 소각·매립되고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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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뉴스레터 점선면 디자인이 확 바뀐 것 눈치채셨죠? 독자님은 새 디자인을 어떻게 느끼시는지 궁금해요. 지난해 2월 첫 레터를 보낸 점선면팀은 발행 1년이 넘은 지금, 한단계 더 도약해보려 합니다! 디자인 개편에 이어 이번엔 더 많은 독자님을 만나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우리 독자님들의 힘이 필요해요🧚♀️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분들을 위해 선물도 정성껏 준비했으니 살펴봐 주세요😊 ✦ 참여 방법은 이렇습니다. 1. 독자님의 SNS에 4월 1일 이후 발행된 점선면을 소개해 주세요. 인스타그램, X, 페이스북, 블로그 어디든 좋습니다! 글 한 줄, 사진 한 장을 같이 소개해주셔도 좋아요🥰 2. 링크에 들어오셔서 소개하신 SNS 글의 주소를 남겨주세요. 3. 이벤트는 4월 26일까지 진행됩니다! 26일 자정까지 링크에 주소를 남겨주신 참여자분들 중 추첨을 통해 점선팀이 직접 고른 도서를 보내드립니다. 아래 버튼, 상단 이미지를 눌러도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어요. 많은 신청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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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도 올해도 꽃은 동시다발적으로 피는데 꿀벌이 한 마리도 안 보여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장 보러 갈 때마다 천정부지로 솟는 물가에 숨이 막히고요. 기후위기는 시시각각 덮쳐오고 있는데 그에 비해 한국 경제계나 정치권의 인식은 안일한 정도를 넘어 되레 역행하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오늘은 두바이에 1년치 강수량이 하루에 내렸다는 뉴스를 봤는데… 여의도에 그 정도의 재난이 닥쳐봐야 비로소 정치권도 경각심을 가지게 될까요? 그때쯤이면 이미 너무 늦을 것 같은데요." (삼분의일가리님) 📬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내 기호식품들을 하나씩 포기해야 할 날들이 온다니 상상하기도 싫네요.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는 기후위기, 22대 국회의 문제의식을 가진 대처를 기대해봅니다." (와앵이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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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점선면Lite <☕ 이젠 '기호위기'>를 읽고 독자님들이 남겨주신 의견을 소개합니다. 기후위기의 증거가 시시각각 닥쳐오는 시절, 정치권에 해법을 촉구해 주셨습니다. 지난 16일 보내드린 점선면Deep <💥우당탕탕 국회 이전 대작전>에 대해선 "잘못된 혹은 적어도 오해의 소지가 큰 서술을 수정해 달라"는 의견을 보내주신 독자님이 계셨어요. 본문 중 '문제는 또 있습니다. 헌재가 관습헌법을 바꿀 길 역시 꽉 막아뒀다는 점입니다. 국회 내 여야의 합의로도, 국민투표로도 관습헌법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란 부분을 두고 말씀하셨습니다. 해당 본문의 배경이 된 헌재 판례 내용을 한번 더 공유드려요. 헌재가 판결 내용에 대해 별도로 설명한 적이 없는 만큼 지금도 여러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다만 헌법규범으로 정립된 관습이라고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과 헌법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이에 대한 침범이 발생하고 나아가 그 위반이 일반화되어 그 법적 효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상실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관습헌법은 자연히 사멸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멸을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국민에 대한 종합적 의사의 확인으로서 국민투표등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 고려될 여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에 이러한 사멸의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인 것은 우리 헌법상 관습헌법으로 정립된 사항이며 여기에는 아무런 사정의 변화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헌법개정의 절차에 의하여야 한다."(전문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점선면은 독자님들이 나눠주시는 생각으로 더 풍성해집니다. 레터를 읽고 떠오른 생각이나 통찰이 있다면 언제든 아래 버튼을 눌러 의견을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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