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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레터

🍓"2030 여성 노동자 이야깁니다"

2023.07.28

6분

초등교사 이중차별 프로복싱 의사 여자월드컵 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

🍓그 '손'을 놓지 마오
🍓여성의 몫으로 떠넘겨진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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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초등 여성교사들은 성별 권력에 이어 나이 권력까지, '이중차별'을 받고 있다.

🧡 Season3 🧡

VOL 21 . 2023.07.21~07.27

이번주 플랫 PICK

한주간 중요하게 볼 이슈는

"2030 여성 노동자 이야깁니다"

추모, 추모, 또 추모. 추모를 반복하는, 눈물 마를 날이 없는 요즘입니다. 이번 플랫레터에선 최근 발생한 초등학교 교사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여성교사들의 노동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관심 있게 봐야 할 지점이야 많은데, 레터에선 '젠더적'인 관점에 집중해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한 입주자분은 레터 우체통을 통해 "서이초 선생님의 사망 소식에 눈물나고 울적한 주간입니다. 플랫에서도 다뤄주세요. 우리나라 초등교육은 고학력 여성을 염가로 갈아넣어 유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라는 의견을 보내주시기도 했는데요.

해당 이슈에 대해 취재를 하고 있던 터라, 우체통을 보고 '입주자의 마음과 제 마음이 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더 명확해 졌어요. "고학력 여성을 염가로 갈아넣어 유지"하는 부당함을 짚어야 할 필요성, 말입니다.

왜 "염가로 갈아넣어 유지되고 있는지"를 따져 묻는 것이 취재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인터뷰한 초등학교 여성교사 3명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공통으로 전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선생님 결혼 안 하셨죠" "애는 키워봤어요?" 이런 말 따위를 듣는다는 겁니다. 학부모들에게서만 듣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도움을 요청하러 간 학교 관리자로부터도 "나이가 어려서 뭘 모른다. 이해해라"는 식의 반응을 들어야 했습니다. 한 초등교사는 "여성에게만 제기되는 말로 폭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관리자의 성차별적인 인식"은 업무 배정에서도 나타납니다. 초등교사들은 정보, 체육, 방과 후 업무 등도 추가로 담당하는데, 체육 수업의 경우 "99%가 남성교사에게 맡겨지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저연차인 경우 다른 선생님들이 꺼리는 학년을 떠안고 있다고 합니다. 성별 권력에 이어 나이 권력까지, '이중차별'✔️입니다.

결국 초등교사들은 이번 교사 사망사건이 "2030 여성 노동자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교사로서 자질을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성별과 나이 권력이 개입된다. 2030 여성을 얕잡아 보고 막 대해도 된다는 시선이 깔려 있고, 가장 꺼려하는 학년에 저연차 교사를 배치하는 식이다. 개인의 가치가 무시되고 있다 "는 지적입니다.

기사 전문을 읽어보면서 실제 교육현장에서 겪는 여성교사들의 고충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2030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곧 '내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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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주의 finterview]'현역 의사 주먹 서열 1위' 서려경 교수

수식어 하나로 다른 설명은 필요 없어 보입니다. '현역 의사 주먹 서열 1위'🥊

본캐(캐릭터)는 신생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부캐는 프로복싱 선수인 서려경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이진주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서 교수의 기록을 보면 그에게 붙은 수식어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2020년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통상 전적 7전6승1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 중입니다.

싸우는 데 이기는 것보다 패배 경험이 많은 저로선 '통쾌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지난 14일 열린 'KBM 한국 여성 라이트플라이급 타이틀매치'에서 서 교수가 우승 후 링 위에서 포효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덩달아 두 손이 꽉 쥐어지는 거 있죠?ㅎ 복싱은 배우 이시영씨가 복싱 선수로 활동하면서 많이 알려졌었잖아요. 의사 직종에서 이렇게 멋진 프로복싱 선수가 있다니 '대리 설렘'의 감정도 느낍니다.

운동 좀 해본 '언니' 서 교수는 "복싱은 유산소와 근력을 동시에 기를 수 있어서 경기에 나가는 걸 목표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복싱을 하는 여성들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는데요. 그에게 복싱은 삶의 일부분이자 일의 원동력이 됐다고 해요. 세계 챔피언을 목표로 훈련에 돌입한다고 하니, 앞으로 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됩니다.

서 교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로 복싱을 취미로 시작했다가 프로로 데뷔했다고 합니다. 입주자분들도 각자만의 취미, 탈출구가 있으신가요? 대단한 취미가 아닐지라도 '자신만의 무대'에서 '승리'하는 경험은 자신감을 실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각자만의 무대에서 우리 모두 '승리'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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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팀 ｜ 유선희 기자 yu@khan.kr

광고·협업 문의는 flat@khan.kr

한눈에 보는 젠더이슈

놓치지 말아야 할 뉴스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이 지난 20일부터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 첫 경기에 나섰는데요. 아쉽게도 콜롬비아에 졌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여자월드컵은 32개국이 참여하는 큰 규모입니다. 미국팀은 성별과 관계없이 동일한 대우를 보장받는 첫 번째 월드컵을 치르고 있다고 해요. 험난한 소송 과정을 끌어온 여자 선수들은 축구사에서는 물론, 여성사에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기게 됐습니다. 그저 다 함께 즐겨봐요.🎊
✔멋진 언니들이 보여줄 '여자월드컵', 설렌다

📌 보수성향 학부모 단체들이 충남 일대 공공도서관에 성교육·성평등을 주제로 한 어린이책 등을 "폐기처분해 달라"는 민원을 전방위로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퇴출 요구 도서엔 여성가족부가 지정한 도서들도 23권 포함돼 있습니다. 김태흠 충남지사 등 지역 정치권이 힘을 싣고 나선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결국 일부 도서관들은 '백기'를 들었습니다. 한 도서관 사서는 "주5일 내내 계속 전화를 걸어오고, 찾아와 민원을 넣어 버틸 수가 없었다. 결국 20여 종의 성소수자 관련 책들을 서가에서 뺐는데 너무 굴욕적이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성교육·성평등 주제 어린이책 빼라" 도넘은 '도서검열' 민원

📌 이란 당국이 히잡 착용 거부 운동을 펼치다가 수감된 여성의 알몸을 수색하고 촬영까지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모즈간 케샤바르즈 여성 인권운동가는 "감옥에 있는 동안 보안 카메라 앞에서 3차례 알몸 수색을 경험했다. 이란 정권이 우리를 침묵시키기 위해 비디오와 영상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란 히잡 착용거부로 수감된 여성들, 교도관이 알몸 수색·촬영도

문화가 있는 플랫

이번주에 소개할 도서는

📖 지난 12일 출간된 도서 '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을 소개합니다. 저널리스트이자 시인, 작가인 메건 오로크가 20대 초반부터 겪은 정체불명의 병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무려 10년에 걸쳐 써 내려간 '자신의 이야기'이자 질병에서도 왜곡된 성차별 시선과 싸워야 하는 '여성'들을 위한 연대서입니다. (관련해 이벤트도 마련돼 있으니 글 끝까지 읽어주세요.🤗)

도대체 어떤 병이길래 10년에 걸쳐 썼다는 건가? 의문이 들 법도 합니다. 저자 오로크가 각종 논문을 뒤지고 전문가와 의사를 찾아다닌 끝에 알게 된 진단명은 '자가면역성 갑상샘염'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의 한 종류입니다. 인상적인 건 오로크가 진단명을 받기 전까지의 과정입니다. 그는 수많은 의사로부터 "그냥 빈혈이 좀 있다" "피로는 생리 때문일 거다"와 같은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저자는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들을 취재한 내용도 담았는데요. 여성들은 "의사들이 내 병명으로 고려한 목록 1순위가 불안이었어요. 의사들은 한두 가지 확인해 보고 아무것도 안 나오면 불안이 문제라고 하더군요" 라고 토로했습니다. 아프다는 여성에게 "남자친구 문제인가요?"라고 묻는 의사도 있었습니다.😠

이 대목까지 읽게 되면, '예민함' '과도한 걱정' 등 여성에게 씌워진 고정관념이 의학영역에도 반영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는 "자가면역질환자의 80%가 여성인데, 많은 의사가 이들을 '건강염려증' 환자일 뿐으로 추측한다"고 꼬집습니다. 책 1부 8장으로 다뤄진 '의사는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다'에선 어떻게 여성들의 질병이 무시되고 제대로 논의되지 않는지를 인터뷰와 각종 보고서, 통계자료 등을 통해 촘촘하게 담았습니다. 해당 장은 꼭 읽어보기를 추천해요..!

저자는 "아팠던 경험을 나 자신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확인이 어려운 만성질환의 완고한 현실을 마주한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책을 썼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질병을 설명할 언어를 찾는' 여성들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습니다.

※ 입주자분들을 위해 '도서 증정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간단히 적어 신청해 주시면, 10명을 선정해 책을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마구마구 참여해 주세요! 👉신청하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