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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물방울

이설야 시인
[詩想과 세상]푸른 물방울
내가 살아가는 지구地球는 우주에 떠 있는 푸른 물방울

나는 아주 작은 한 방울의 물에서 생겨나
지금 나같이 아주 우스꽝스럽고 조금 작은 한 방울의 물로 살다가
다시 아주 작은 한 방울의 물로 돌아가야 할 나는
나무 물방울 풀 물방울 물고기 물방울 새 물방울
혹은 나를 닮은 물방울 방울
세상 모든 물방울들과 함께 거대한 물방울을 이루며 살아가는

나는, 지나간 어느 날 망망대해 인도양을 건너다가 창졸간에 문득
지구는 지구가 아니라 수구水球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끝없는 우주를 떠도는 푸른 물방울 하나 안상학(1962~)


시인에게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푸른 물방울”이다. 지구에 온 수많은 ‘나’는 “작은 한 방울의 물”에서 생겨나 “한 방울의 물”로 살다가 다시 “아주 작은 한 방울의 물”로 돌아간다. ‘나’는 “나무 물방울 풀 물방울 물고기 물방울 새 물방울”이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과욕으로 폭우와 해일이 되었다. 도시의 맨홀 뚜껑을 들썩거리게 했고, 반지하 집들과 지하 터널을 잠기게 했다.

‘나’는 끊임없는 욕망의 물길을 돌고 돌다가 가뭄과 홍수를 만들어 새들의 하늘을, 물고기들의 바다를 죽였고, 계절의 경계를 지워버렸다. 지구에서 가장 유해한 수많은 ‘나’ 때문에 사막에는 우박이 쏟아졌고, 빙하는 녹아내려 곰과 펭귄들을 사라지게 했다. 이 위험한 지구를 살리는 길은 거대한 가속 페달을 당장 멈추는 일. 단 하루만이라도 고요한 물방울이 되는 일이다. 이 지구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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