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앞에 놓인 과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 및 3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후보로 확정된 후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 및 3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후보로 확정된 후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은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지역별 순회경선과 1~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50.29%를 기록한 이 지사를 후보로 선출했다. 2017년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했던 이 후보는 재수 끝에 여당 후보로 내년 대선에 도전하게 됐다. 다만 예상과 달리 ‘턱걸이 과반’에 그치면서 본선 행보에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 후보 앞에는 무거운 과제들이 놓여 있다.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대장동 의혹’이다. ‘옛 측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된 만큼, 검찰 수사의 향방에 따라 이 후보 본인에게도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이 후보는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비리와는 무관하다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후보 선출 감사연설에서도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로 지칭했다. 하지만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의 패배는, 대장동 의혹이 이러한 ‘선 긋기’로 넘어갈 사안이 아님을 말해준다. 이 후보는 보다 낮은 자세로 성실하게 소명해야 한다.

이른바 ‘명낙(이재명·이낙연) 대전’의 앙금을 씻어내고 ‘원팀’을 만드는 일은 또 다른 난제다.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2017년 경선 당시 문 대통령 득표율(57%)을 밑도는 데다, 이 전 대표 측에서 이 후보의 구속 가능성까지 거론할 만큼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당장 2위 이 전 대표 측은 중도사퇴한 경선 후보의 득표를 무효 처리한 당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다.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지 못할 경우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은 험난해질 것이다. 경선 승자인 이 후보가 당의 화합을 위해 적극 나서는 길밖에 없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대선 주자 간 양자 대결에선 여야 주자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하지만, 정권 교체·유지 여론에선 ‘정권교체’ 쪽이 강세다. 이 후보가 밝힌 대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 이어 제4기 민주정부를 창출”하려면 ‘이재명의 나라’는 어떤 나라가 될 것인지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을 설득해야 한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등 ‘기본 시리즈’를 대표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재원 조달 계획이 추상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당 차원의 정책역량을 결집해 면밀하게 공약을 다듬기 바란다. 대선까지 남은 5개월은 차기 대통령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는 과정이자, 한국 사회의 핵심 현안에 대해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주요 정당 주자 중 가장 먼저 본선 무대에 오른 이 후보는 대선을 건강하고 생산적인 정책대결로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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