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혜경씨 두둔하고 제보자 비판하는 민주당, 냉정 찾아야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공무원에게 사적인 일을 시킨 의혹 등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두둔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최근 라디오에 출연, 김씨가 약을 대리처방 받은 의혹에 대해 사과했는데 계속 가짜뉴스를 만들고 있다며 “나도 아플 때 비서가 약을 사다 준다”고 했다. 또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의혹을 폭로한 경기도 전 7급 공무원 A씨에 대해 부당한 일을 시키면 그만두면 될 텐데 왜 다녔냐며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일 다닌 것인가”라고 말했다. 2차 가해 논란을 촉발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선거전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행태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김혜경씨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해명과 대처는 구차할 뿐 아니라 설득력도 없다. 민주당은 공무원 A씨에게 업무를 지시한 경기도청 전 5급 공무원 배모씨의 과잉충성에서 비롯됐다며 김씨와 이 후보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가 제사상 심부름이나 아들의 퇴원 수속, 음식 배달 등 온갖 잔심부름을 지속적으로 했는데 김씨가 몰랐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일부 의원들이 “(김씨에 대한 공세가) 노무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를 연상시킨다”는 글을 공유했다 내린 것도 볼썽사납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고위 공직자 부인인 김씨가 공사 구분을 못한 것이다. 김씨에 이어 이 후보가 직접 사과하고 수사를 자청한 사안이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의 수사를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했던 만큼 김혜경씨 의혹에도 엄정하게 대응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오보로 판명될 때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의혹을 보도한 언론을 압박하기도 했다. 시민의 눈높이를 무시한 오만하기 짝이 없는 대응이다.

민주당의 과잉 대응은 이 후보가 열세라는 판단에 따른 조급증의 반영이다. 하지만 무리하면 역효과를 내기 십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보건당국에서) 확진자 관리를 잘하시고 빨리 치료해서 오히려 여당 후보를 찍도록 관리를 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가 사과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당에 논란이 될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는데 적절한 대응이다. 민주당은 냉정을 되찾고 민심을 살피며 정직하게 선거전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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