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관예우 끝판왕” 지적 한덕수, 국민 눈높이서 평가해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일 열렸다. 청문회에서는 ‘김앤장 회전문’ 이력,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개입 의혹, 배우자 그림 판매 특혜 의혹 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한 후보자는 전관예우·이해충돌이 없다고 했지만, 의혹은 해소되지 않아 종일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김앤장에서 회의 4번, 간담회 주재하고 (2017년부터 4년간 고문료로) 20억원을 받았다”고 공박했고, 김의겸 의원은 “2017년 330만원 받은 보너스가 2018~2020년 2000만원으로 6배나 뛰었다”며 실적으로 연봉·상여금을 결정한다는 계약서를 제시했다. 무슨 실적이 있어 많은 돈을 받았느냐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송구하다”면서도 “제가 한 일이 공공적 요소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국가에도 기여가 됐다는) 그 말에 합당한 보수냐”는 질의엔 다시 송구함을 표했고 “전관예우 끝판왕”이란 지적을 받았다. ‘공직-김앤장-공직-김앤장’을 왔다갔다한 한 후보자로서는 공직 경험을 이용해 과도한 사익을 취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위공직자 전관예우 및 과도한 보수를 막는 ‘한덕수 방지법’을 만들겠다는 민주당 주장을 가볍게 볼 처지가 아니다.

한 후보자는 2014년 정부·론스타 간 국제투자분쟁(ISDS) 소송 당시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는 서면답변서를 낸 데 대해 “국가를 대표해 낸 의견이나, 론스타와는 관련 없는 얘기”라고 했다. 통상관료 시절 그의 자택을 고액 월세로 임차한 미국 모빌사가 석유공사의 해외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한 특혜 논란에도 선을 그었다. 부인의 그림 3점을 2300만원에 산 부영그룹의 미국 진출을 주미대사 시절 도왔다는 의혹엔 “그런 요청을 받은 적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주택 임대료·세금과 건강보험금 납부 내역, 배우자 외화거래 기록 등은 내놓지 않았다. 국민의힘 엄호 속에 이해충돌 의혹을 내내 부인한 청문회였다.

한 후보자는 “잘만 하면 우리가 5년 내 세계 5위나 7위 국가까지도 갈 수 있다”면서 갈등·양극화·통합·협치가 생산성을 결정한다고 했다. 그만큼 중요한 시간이라는 그의 인식에 공감한다. 이틀간 열리는 총리 청문회 첫날은 도덕성 시비로 덮였다. 한 여론조사에선 한 후보자 인준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왔다. 총리로서의 도덕성·자격 논란을 시민들이 가벼이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 후보자는 명확한 자료·근거를 내놔 의혹 해소에 주력하고, 여야는 국민의 눈높이로 청문보고서 채택과 인준 잣대를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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