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긴장 높인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규탄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했다고 31일 밝혔다.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이 물체에는 빨간 글씨로 ‘점검문 13’이라고 쓰여 있다.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했다고 31일 밝혔다.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이 물체에는 빨간 글씨로 ‘점검문 13’이라고 쓰여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31일 오전 6시27분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에 실어 발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단 분리 후 2단 발동기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으며 추진력을 잃었고 서해상에 추락했다고 했다. 북한은 실패 원인을 분석한 뒤 2차 발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군당국은 발사체 낙하 지점인 어청도 서방 200㎞ 지점에서 잔해를 수거해 분석 중이다. 북한의 발사 직후 한국·일본 등이 경계 태세를 높이며 한반도 일대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긴장 고조 행동을 규탄한다.

북한의 위성 발사가 실패하기는 했지만 국제법인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 후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하지 않도록 요구받았다. 북한은 위성 발사가 주권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하지만, 위성 발사체의 원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쓰이는 기술과 같아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북한은 이번 위성이 미국과 한국 등의 군사적 움직임을 실시간 정찰하기 위한 용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최근 실전 배치했다고 주장한 전술핵무기 능력에 정찰 능력까지 더해질 경우 한층 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책임 있는 국가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하겠다고 예고한 추가 발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이번 행동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의 비협조로 합당한 대응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럴수록 유엔 안보리의 권능은 약화될 것이다.

한반도 정세는 또다시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로 치닫고 있다. 군은 최전방 지역에서 미군과 합동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화력격멸훈련을 하고 있고, 미국·일본·호주 등과 함께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해상차단봉쇄 훈련도 시작했다. 군사적 경계 태세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남북한 연락채널이 2개월 가까이 단절된 후 위험한 대치가 벌어지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할 필요도 있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부는 당장 외교의 공간을 만드는 데 나서야 한다. 북한 위성 발사 후 미국 백악관 논평에서 “외교의 문은 닫히지 않았다”는 대목도 주목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한국은 잃을 것이 가장 많은 나라다. 진정한 안보는 시민들이 안심하고 잘 수 있게 하는 데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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