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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업종·국적 넘어 세대도 가르자는 ‘최저임금 차등화’ 멈추라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식 활동을 앞두고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 요구와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노년유니온, 노년알바노조준비위원회 등은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노인 차등 적용에 대해 “차별과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의 ‘노인 최저임금 제외’ 건의안 발의에 고령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고령자의 일자리는 임금을 깎는다고 늘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노인의 최저임금 제외’는 연령 차별이란 이유로 이미 2017년 최저임금 제도개선 TF에서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난 사안이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3배가량 웃도는 상황에서 느닷없는 최저임금 차등화는 일하는 노인들을 더 가난하게 만들 것이란 우려가 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간 업종별·지역별로 최저임금 적용을 가르자는 주장이 올 들어 국적과 세대로 번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민생토론회 점검회의에서 유학생이나 결혼이민자 등 외국인력이 최저임금 미만의 가사·돌봄 노동자로 일하도록 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외국인 돌봄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저출생·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중대성을 더해가는 돌봄 문제는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 고용의 성 불평등, 장시간 노동 문화를 해소하고 돌봄의 사회적 지원 강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다.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으로 해결될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밀한 사회적 논의는 제쳐두고 답을 정해놓은 듯 밀어붙이는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 최저임금 문제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생계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임금이다. 최소 생계보장에 필요한 돈이 업종과 국적, 세대별로 달라질 수는 없다. 지금은 최저임금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때다. 최저임금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노동자 비율인 ‘최저임금 영향률’이 올해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 등 비임금노동자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업장 규모, 국적, 성별 등에 따른 노동현장의 차별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은 또 다른 차별과 배제를 초래할 것이다. 차별적이고 위헌적인 최저임금 차등화 논의는 멈춰야 한다.

노년알바노조, 노년유니온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6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최저임금 적용 노인 제외 고령노동자 당사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노년알바노조, 노년유니온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6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최저임금 적용 노인 제외 고령노동자 당사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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