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이 아니라 인간 존엄의 문화사업”

최희진 기자

이탈리아 최고 셰프 마시모 보투라, 파리에도 노숙인 식당

밀라노, 런던 등에 이어 6번째…“셰프들도 미래 위한 책임”

“자선이 아니라 인간 존엄의 문화사업”

이탈리아의 저명한 셰프 마시모 보투라(56·사진)가 15일 프랑스 파리에 노숙인과 빈자들을 위한 식당을 열었다.

이탈리아 밀라노·모데나, 영국 런던 등에 이어 보투라가 여섯 번째로 문을 연 무료 급식소다.

보투라는 이날 파리 8구 마들렌에 식당을 열고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음식을 무료 제공한다고 프랑스24가 보도했다. 보투라는 모데나에서 레스토랑 ‘프란체스카나’를 운영 중인 오너 셰프로, 이탈리아인 중 유일하게 미슐랭 별 3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무료 식당의 운영 철학은 환경과 존엄으로 요약된다. 일반 음식점에서 쓰고 남은 재료를 활용해 음식물쓰레기를 최소화하고, 노숙인이 인간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보투라가 이 식당을 자선사업이 아니라 문화 프로젝트라고 정의하는 이유다.

보투라는 “매년 13억t의 음식물이 버려지는 동안 8억6000만명은 먹을 게 없어 굶고 있다”며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은 더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덜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줄을 서야 하는 무료 급식소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우리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차가운 도시락이나 기계적으로 퍼 담은 음식이 아니라 셰프가 아름답게 요리한 따뜻한 음식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음식점의 개업은 프랑스 사진작가 JR이 자신의 친구이자 여행사 ‘보이아제 뒤 몽드’의 최고경영자 장 프랑수아 리알에게 “보투라의 무료 급식소 프로젝트를 아느냐”고 운을 뗀 게 발단이 됐다. JR은 리알에게 파리에 이 식당을 열어보자고 제안했고 리알이 의기투합하면서 보투라와 손을 잡게 됐다. 리알은 “훌륭한 셰프가 양질의 음식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에게 존엄을 선사한다는 아이디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랑스24는 프랑스의 스타 셰프들도 보투라의 무료 급식소에서 요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알랭 뒤카스, 장 앵베르, 올리비에 뢸링제 등이 대기 중이다. 보투라는 “셰프는 자신의 레스토랑에서만 요리할 수 없다. 셰프들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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