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종의 기원’ 자필 초고, 온라인에 공개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현존 59장

출판본과 다른 ‘사고 변천’ 담겨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서적 중 하나로 꼽히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출판 164주년을 맞아 다윈의 자필 초고 중 현존하는 모든 원고가 온라인에 공개됐다. 싱가포르국립대(NUS)는 지난 24일 다윈 학자인 존 반 와이어 생물학과 교수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다윈의 자필 원고와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7장, 최근 재발견된 3장 등 모두 59장의 <종의 기원> 자필 초고(사진)를 온라인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종의 기원>은 1859년 11월24일 발간됐으나 다윈은 수백 쪽의 자필 초고를 버렸으며 일부 초고는 자녀들이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종의 기원>에서 주장한 진화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다윈의 생애 말기에 초고 일부가 낡은 노트 더미에서 발견됐다. 자녀들이 다윈의 사후 자필 초고를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면서 원고는 전 세계에 흩어졌고 일부는 사라지기도 했다.

NUS는 “<종의 기원> 초고는 과학 역사상 가장 귀중하고 가치 있는 종이로 한 장당 가치는 거의 100만달러에 이른다”며 “2018년 낙찰된 초고는 가격이 49만파운드(약 8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초고 분량은 총 1만1700단어에 이른다. <종의 기원> 전체 원고 분량의 7.7% 수준이다. NUS는 “초고에는 출판되지 않은 문장이 다수 포함돼 있어 <종의 기원> 집필 당시 다윈의 사고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도 밝혔다. 초고 일부에는 해당 원고가 어떤 사람들의 손을 오갔는지에 관한 세부 정보도 담겼다. 공개된 초고는 ‘다윈 온라인’ 사이트에서 자세한 그림 설명 등과 함께 볼 수 있다. 다윈이 악필이라 초고 사진만 봐서는 내용을 파악할 수 없지만, 해당 사이트에는 편집 후 출판된 <종의 기원>에서 초고 내용이 나타나는 위치를 표시해 다윈이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구성하고 수정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