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기념식 한자리 모인 여·야·청, 어색한 인사만

구교형 기자

박 대통령, 꽉 막힌 남북관계 비유 “입춘도 추울 때 온다”

세월호특별법을 놓고 정치권이 ‘기능 정지’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예의 가벼운 인사들은 오갔지만, 현안에 대한 대화는 없이 어색함만이 흘렀다. 박 대통령 홀로 현재 꽉 막힌 남북관계를 ‘입춘(立春)’에 비유하며 통일 준비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박 대통령은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앞서 여야 정당 대표들과 가진 대화에서 “날이 더운데 입추가 됐다. 입춘도 날이 추울 때 온다”면서 “남북관계도 어렵고 힘들지만, 추울 때 입춘이 시작되듯 좋은 기운이 이미 들어있다고 본다”고 말을 뗐다. 박 대통령은 이어 “봄이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니다. 미리 준비하는 자만 미래를 알 수 있다”며 “통일을 당겨서 이야기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등 국회에서 대치 중인 현안들로 대화를 이어가지는 않았다고 한다.

기념식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 등 여야 대표 모두 참석했다.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가 야당 의원들과 세월호 참사 가족 반발로 깨진 뒤 사흘 넘게 연락을 끊었던 양당 지도부가 한자리에서 마주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조우가 다시 대화와 협상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렸지만, 세 사람은 의례적 인사만 했을 뿐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무성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이기 때문에 내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 협상은 전부 이 원내대표에게 일임했다. 내가 할 말이 없다”고만 했다.

지난달 10일 청와대 회동 후 37일 만에 박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도 성사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악수와 함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만 나눴다. 기념식에는 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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