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국회’로 서막 오른 ‘총선전쟁’

정환보 기자

뉴스분석

민주, 평화·정의와 ‘연대’ 발판…‘고립’ 한국당은 보수 결집 주력

이합집산으로 지형 변동 불가피

‘동물국회’로 서막 오른 ‘총선전쟁’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당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디데이로 정한 지난 25일부터 30일 새벽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과정까지 이어진 ‘5박6일의 동물국회’는 일단 폐장했다. 하지만 동물국회 후폭풍으로 국회는 한겨울을 맞게 됐다. 패스트트랙 정국을 기점 삼아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여야가 벌일 ‘총성 없는 전쟁’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점에서 ‘동물국회’가 2라운드로 접어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정은 올스톱됐다. 5월7일까지가 회기인 4월 임시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조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강원도 산불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진 소방기본법 개정안,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빅데이터 3법 등 처리할 현안이 쌓여만 가는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추경의 조속한 통과와 신속한 집행”을 국회와 정부부처에 당부했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없다”를 외쳐온 한국당은 추경안 논의는 물론이거니와 의사일정 전체를 보이콧하며 장외투쟁을 본격화했다.

7년 만의 동물국회를 기점으로 21대 총선 레이스는 사실상 시작됐다. 여야의 대치가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선거제 개편안은 직접적으로 ‘게임의 법칙’을 다루는 문제인 데다 각 정치세력의 역학구도 변동, 지지층 결집 등을 노린 다목적 ‘힘 겨루기’의 장이었다. 민주당은 4 대 1 구도로 한국당을 고립시켰는데, 총선에서 범진보연대를 노린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흩어진 보수층 결집에 주력했다.

다만 격렬한 싸움의 강도만큼이나 여진도 크다.

문 대통령과 여권이 외치는 협치와 개혁·민생입법 성과는 내년 총선 때까지 ‘그림의 떡’이 될 공산이 커졌다. 실정법을 뭉개버린 한국당은 총선 승리의 관건인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과는 더욱 멀어졌다. 바른미래당은 분당 상태나 다름없는 내홍을 더욱 짙게 하며 존속 가능성마저 위협받게 됐다. 정치혐오·반정치 정서도 확산됐다.

정치권의 지형변동도 불가피해 보인다. 패스트트랙 정국은 정치권을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양극단으로 나누어 놓았다. 과거 양당체제로의 회귀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언제 실현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정치세력 간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의 예고편을 이번 ‘동물국회 정국’이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4 대 1’ 대결이 총선 때는 결국 ‘1 대 1’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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