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김정은이 요청”

박홍두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은 3일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조치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해선 “한·미가 연합훈련을 중단할 경우 남북관계 상응 조치 의향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이 통신연락선을 통해 매일 2차례, 서해 군 통신선으로는 매일 1차례씩 정기적으로 통화하고 있고, 국제상선통신망은 오늘부터 정상적으로 교신이 이뤄진다”고 밝혔다고 여야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 측의 태도 변화 배경을 두고는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두 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간 신뢰 회복과 관계 개선의 의지를 표명했다”며 “판문점 선언 이행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지난 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한·미연합훈련 관련 담화 발표에 대해선 “한·미가 연합훈련을 중단할 경우 남북관계 상응 조치 의향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한다”고 밝혔다.

김병기 의원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이 ‘한·미 훈련의 중요성은 이해하지만,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큰 그림을 위해 한·미훈련 (중단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은 김 부부장이 한·미훈련 중단을 요구한 것은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북한은 향후 한·미 간 협의 및 우리의 대응을 예의 주시하면서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국정원은 이번에 통신선이 연결되기 전에 남북 간 통지문이 수 차례 오갔다고 보고했고, 그 내용 중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이나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같은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박 원장은 ‘다양한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이 지난 3년간 핵실험을 하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았는데 미국이 상응 조치를 안 해줬다는 것에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며 대북제재를 유예해 북한의 불신을 해소해 줘야 대화 유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며 “그런 취지로 한·미연합훈련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가 정상회담을 제안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화상회의는 보도된 대로 (북측에) 제의를 했고, 정상회담이 아닌 실무회담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 건강 상태에 대해선 “건강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뒷머리에 패치를 붙인 것이 식별됐는데 며칠 만에 제거하는 등 건강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가 가볍고 깊숙이 허리 굽혀 인사하는 장면 등을 볼 때 건강 이상 징후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고, 김 부부장은 대남, 대미 담화를 수시로 발표하는 등 외교안보의 총괄적인 위상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경제 동향과 관련해선 “금년도 곡물 부족 사정이 악화하자 전시 비축미를 절량세대(곡물이 끊어진 세대)를 비롯해 기관, 기업소 근로자까지 공급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민감해하는 쌀 등 곡물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지난해 북한의 산업 가동률은 석탄 수출 중단 등으로 예년 대비 5%포인트 하락한 25%에 불과했다”며 “올해 상반기에 5개년 계획의 첫해 목표 달성 결과 시멘트, 제철 등이 예년에 비해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북한은 8월 중 북한 전역에 많은 비가 예고되자 침수 예상지역에 대피 지시를 하달했고, 김 위원장이 폭우 대책을 직접 진두지휘한다고 한다”며 “국정원은 북한군 하계훈련이 정상적으로 개시됐지만, 폭염 등으로 예년 대비 저조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야외 훈련을 최소화하고 재해 복구 지원에 투입된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종합시장 개장률은 작년 절반 수준인 29%이고 길거리 시장은 광역 통제로 폐쇄됐으며, 무역은 8억6000만달러로 2019년 32억4000만달러 대비 4분의 1로 감소했다. 상반기 북중 무역액은 6587만달러로 작년 4억1000만달러에 비해 84% 급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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