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마지막 시정연설에 야당, "착한 아저씨 코스프레" 비판

유설희·박광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시정연설을 두고 여당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당은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임기 중 여섯번째 연설로 마지막 시정연설이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6개월 동안의 전쟁의 위기, 경제의 위기, 코로나19 위기를 대처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정표를 담대하게 제시했다”며 “2022년 예산안에는 이런 국민의 염원을 반영해서 임기 마지막까지 위기극복에 전념해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 최저 출산율이라던지 노인빈곤율, 자살율 같은 우리의 자화상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시고, 부동산 문제도 인정하시며 여러 과제를 제시하셨다”고 평가했다.

반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떻게 여섯 번의 시정연설 동안, 그리고 마지막 예산안 시정연설까지도 고장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을 틀어댈 수 있는가”라며 “임기 내내 국가적 위기의 연속이라고 했지만, 그 위기의 절반 이상은 정권이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과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 물가를 하늘 끝까지 올려놨다. 정책 구멍을 현금 살포로 메꾸다 보니 1000조(원)가 넘는 국가채무를 야기했다”며 “국민들은 먹고살기 힘들다고, 이대로는 안된다며 제발 정권교체를 해달라고 아우성인데, 대통령은 오늘도 ‘과거’를 미화하기 바빴다”고 질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역시 자화자찬과 숟가락 얻기 일색이었다”며 “국민의 고통과 현실에 대한 공감과 정책 실패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나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자화자찬 K-시리즈에 가려진 K-불평등은 외면한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K-방역, K-조선, K-팝, K-푸드, K-뷰티, K-반도체, K-배터리, K-바이오, K-수소, K-동맹 등 10가지가 넘는 화려한 K-시리즈 속에 정작 어두운 K-불평등은 말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말하는 경제지표는 선진국인데, 왜 시민들의 삶은 선진국이 아닌지에 대해 문 대통령은 그 대답을 내놓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격차와 LH사태에 이어 최근 대장동 비리까지 심각한 박탈감과 불평등을 느끼고 있는 평범한 보통시민들에게 책임있는 사과와 엄정한 조치를 내놓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해냈다는 자화자찬 일색이었고, 포토샵으로 한껏 치장한 미래 핑크빛 청사진을 나열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며 “과도한 국가 채무로 인해 다가올 청년세대의 불안감 따위는 전혀 공감하지 못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K-방역과 접종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화자찬만 하는 대통령을 보며 그 얼마나 듣고 싶은 것과 믿고 싶은 것에만 함몰되어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이제 착한 이웃 아저씨 코스프레는 중단하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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