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번 대선, 통합 메시지 별로 보이지 않는다···분열·증오 난무”

박홍두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혁신 비전회의 ‘기술 주도형 혁신경제 실현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 설훈 부위원장과 의견울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혁신 비전회의 ‘기술 주도형 혁신경제 실현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 설훈 부위원장과 의견울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3일 “이번 대선에서는 통합의 메시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며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난무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선 정국과 관련해 여야 후보 모두를 향해 쓴소리를 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선거 시기가 되면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는 발언도 언급했다. 자신이 전날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의 문재인 정부 차별화 전략을 지적한 것에 이은 말이어서 이 전 대표의 잇따른 발언의 이면을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먼저 문 대통령의 종교지도자들과의 전날 오찬 발언을 꺼내며 “문 대통령의 오랜 고민이 솔직하게 표현됐다고 생각해 여러분께 일부러 소개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남은 마지막 과제가 국민들 사이의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선거 시기가 되면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코로나19 종식과 기후 위기 등 복합과제에 대처하려면 국민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며 “지금처럼 국민의 마음이 갈라진 채로는 안팎의 복합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대통령의 말씀처럼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으로 나아가야만 내외의 복합과제에 대처하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과거에는 대통령 선거가 되면 주요 후보들이 통합의 메시지를 곧잘 냈다. 지키지 않고 스스로 파기했지만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내걸기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모습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난무하고 야당에서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횡행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야당은 그렇다 치더라도 민주당이 잘 해야 한다”며 “우리 정치는 진영논리에 포획된 채로 움직이고, 선거 시기에는 더욱 그렇지만 민주당은 그것을 뛰어넘는 지혜와 용기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 정치가 할 수 있는 일을 민주당이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계층, 세대, 지역, 젠더 등의 문제를 분열이 아니라 통합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지혜를 민주당이 국민 앞에 내놓을 수 있도록 우리 위원회가 앞장서 노력하겠다”며 “선거가 경쟁이라면, 국민통합과 화합의 지혜와 태도를 놓고 경쟁하기를 야당들에 제안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전날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도 사실과 다르게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 후보와 민주당 내부의 차별화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선 것에 이어서 나온 것이라 주목을 끌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요즘 우리 동지들을 비롯해 몸 담고 있는 민주당에서 선거기간이라 그렇겠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도 사실과 다르게 평가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이것은 잘못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적어도 민주당이라면 모든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취와 과오를 공정하게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와 대선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놓고 당내에서는 대선 이후 여권 내부 권력구도를 놓고 기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나온다.

전날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고 언급한 것을 놓고 당내 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제기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선 이후 이재명계와 친문계 등이 오는 8월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격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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