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측 “단일화 결렬 미스터리” 안철수측 “시늉만 해놓고”…여론전 본격화

문광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빈소를 나서고 있다. 2022.2.16 /권호욱 선임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빈소를 나서고 있다. 2022.2.16 /권호욱 선임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보 단일화 결렬 선언을 두고 여론전을 벌였다.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면서 향후 대선판에 미칠 후폭풍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는 국민의 요구”라며 협상 여지가 남아있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당은 “진정성이 없다”며 협상 결렬을 재확인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 전체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결렬이) 아쉽다”며 “정권교체를 위한 노력은 계속해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는 안 후보의 완주 의지 기자회견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안 후보의 완주와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지난 20일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고 대선 완주를 선언한 데 대한 재확인이다.

양당 입장은 전날 오전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통화의 의미에 대해서도 엇갈렸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전한 통화 내용을 종합하면 윤 후보는 전날 오전 안 후보와의 통화에서 “후보끼리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했고, 안 후보는 “전에 제안했던 내용(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대해 입장 표명을 먼저 해달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거듭 “후보끼리 만나서 대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안 후보는 “실무자끼리 큰 방향을 정하고 그 다음 후보끼리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다. 이에 윤 후보가 “실무자를 지정하자”고 답하자 안 후보가 “생각해보겠다”고 답한 뒤 통화를 마쳤다.

안 후보는 통화 후 윤 후보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야권 단일화 제안 이후 일주일 동안 오랜 기다림이 있었다. 더 이상 답변을 기다리거나 실무자간 대화를 지금 시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잠시 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저의 길을 굳건히 가겠다는 말씀 드리고자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하기에 앞서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국민의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하기에 앞서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국민의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윤 후보는 (안 후보와의) 통화에서 단일화를 철회한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안 후보의) 기자회견이 의외였고 의아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왜 안 후보가 결렬을 선언했는지) 미스터리”라며 “어제 오전까지 통화가 한 번 되지 않았나. 각자 지정하는 협상 대리인을 통해 협상을 시작한 뒤 만나자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몇 시간 만에 뒤집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본부장은 “안 후보가 생각해 보겠다고 한 건 의례적인 말”이라며 “(통화) 이전에 책임 있는 실무자를 지정해서 논의가 이뤄져야 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통화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단일화 네거티브, 마타도어 역할극”이라며 “국민의힘 관계자발로 뭔가 성사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이득을 취하려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진정성은 없으면서 (노력하는) 시늉하는 듯한 통화였다는 건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국민의당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제안한 자진사퇴 단일화론과 국민의힘 관계자발로 제기된 경기도지사 제안설 등을 협상 결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양당이 단일화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는 것은 향후 각자에게 유리한 정치지형을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은 단일화 결렬을 안 후보의 정치공학적 판단으로 보고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권교체론을 앞세워 안 후보의 지지층을 윤 후보로 흡수하려는 것이다. 국민의당과 접촉했던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안 대표가 늘 말했지만 대의명분이 정권교체 아니었나”라며 “단일화에 대한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론이 완주 여부가 불확실한 후보라는 꼬리표를 달게 만든다고 봤던 국민의당으로서는 이번 결렬을 국면 전환의 계기로 삼는 분위기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후보들이 달리기를 하는데 안 후보의 발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하나 묶어두는 것을 계속하겠다고 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단일화와 관련된 이야기”라며 “국민의힘발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로 엄중히 대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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