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추가 인선 발표를 끝으로 내각 구성을 완료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30대 장관이 많이 나오게 될 것”, “사람을 널리 쓰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두 부처 내정자가 정해지면서 18개 부처 장관 내정자가 모두 발표됐다.
인선 결과 윤 당선인이 언급한 ‘30대 장관 시대’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구상하는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며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서는 장년 세대보다 (청년 세대가) 국정 운영에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되면 아마도 30대 장관이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한두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에 발표된 18개 부처 장관 내정자 중 30대는 없다. 최연소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자로 49세다. 장관 내정자들의 평균 연령은 59.9세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과 단일화 과정에서 한 약속도 지켜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선 결과에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달 단일화 국면에서 윤 당선인측이 공동정부 구상에 공동 인사권 행사가 포함된다는 취지로 말해온 것과 거리가 있다. 당시 윤 당선인측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에서는 조각권, 인사권이 있지 않나”라며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 그런 것을 논의해서 새 정부를 만들자고 했다”고 했다. 단일화 공동선언문에는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겠다”며 “모든 인사는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까지 포함해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등용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안 위원장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2차 인선의 경우 명단조차 안 위원장이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람을 널리 쓰겠다’는 약속도 캠프, 선대본 출신 인사와 윤 당선인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등용돼 사실상 지키지 못했다는 평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내정자를 발표한 뒤 기자들이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모두 배제된 것에 대해 묻자 “거기(인선 과정)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자다. 한 내정자는 윤 당선인의 과거 발언에서도 중용이 예상됐다. 실제 인선에선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돼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9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여권에서 윤 후보가 집권하면 측근 검사들을 요직에 기용해 검찰 공화국을 만들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프레임”이라며 “지금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느냐”고 했다. 한 내정자를 두고는 “이 정권의 피해를 보고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며 “중앙지검장이 되면 안 된다는 얘기는 일제 독립운동가가 정부 중요 직책을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고 해 중용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