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30대 장관 여럿 나올 것”···말 뿐인 약속

문광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추가 인선 발표를 끝으로 내각 구성을 완료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30대 장관이 많이 나오게 될 것”, “사람을 널리 쓰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두 부처 내정자가 정해지면서 18개 부처 장관 내정자가 모두 발표됐다.

인선 결과 윤 당선인이 언급한 ‘30대 장관 시대’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구상하는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며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서는 장년 세대보다 (청년 세대가) 국정 운영에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되면 아마도 30대 장관이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한두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에 발표된 18개 부처 장관 내정자 중 30대는 없다. 최연소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자로 49세다. 장관 내정자들의 평균 연령은 59.9세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과 단일화 과정에서 한 약속도 지켜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선 결과에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달 단일화 국면에서 윤 당선인측이 공동정부 구상에 공동 인사권 행사가 포함된다는 취지로 말해온 것과 거리가 있다. 당시 윤 당선인측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에서는 조각권, 인사권이 있지 않나”라며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 그런 것을 논의해서 새 정부를 만들자고 했다”고 했다. 단일화 공동선언문에는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겠다”며 “모든 인사는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까지 포함해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등용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안 위원장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2차 인선의 경우 명단조차 안 위원장이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람을 널리 쓰겠다’는 약속도 캠프, 선대본 출신 인사와 윤 당선인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등용돼 사실상 지키지 못했다는 평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내정자를 발표한 뒤 기자들이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모두 배제된 것에 대해 묻자 “거기(인선 과정)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자다. 한 내정자는 윤 당선인의 과거 발언에서도 중용이 예상됐다. 실제 인선에선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돼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9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여권에서 윤 후보가 집권하면 측근 검사들을 요직에 기용해 검찰 공화국을 만들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프레임”이라며 “지금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느냐”고 했다. 한 내정자를 두고는 “이 정권의 피해를 보고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며 “중앙지검장이 되면 안 된다는 얘기는 일제 독립운동가가 정부 중요 직책을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고 해 중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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