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고성 '국회 대혼란'···"뭐하는 짓이야" "부끄러운 줄 알아라"

유정인·김윤나영 기자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통을 호소해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호송되고 있다. 양 의원은 앞서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하며 박 의장의 입장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게 되었다./권호욱 선임기자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통을 호소해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호송되고 있다. 양 의원은 앞서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하며 박 의장의 입장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게 되었다./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수사·기소 분리법안 본회의 처리가 이뤄진 30일 여야는 국회 곳곳에서 강하게 충돌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실 앞에선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실 관계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본회의장에선 상대 당을 향해 거친 언사가 쏟아져나왔다.

■국회의장실 앞 물리적 충돌

오후 4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전부터 국회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회의장실 앞에 집결해 박 국회의장에게 항의했다. 이들은 “이재명 방탄법 처리 민주당은 즉각중단하라” “검수완박 강행처리 입법폭주 중단하라” 등 손팻말을 들고 복도에 연좌해 시위를 벌였다.

박 의장이 본회의장으로 향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의원들과 의장실 관계자, 국회 방호과 직원들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복도에 박 의장과 국민의힘 의원들, 의장실 관계자, 취재진이 엉키면서 “밀지 마세요” 등 소리가 나왔다. 박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던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게 뭐냐고요”라며 재차 면담을 요청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XX, 이러는 게 어딨어 나라에, 이런 천하의 무도한 놈들”이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장 측이 의원들을) 육탄으로 밀쳐내고 손발을 밟고 지나가 다수의 의원들이 신체적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4시11분쯤 민주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어 개의를 선언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한다” “사퇴하라”를 외치며 항의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검찰청법 개정안 수정안에 대한 제안설명과 법안 표결, 개표 결과 발표 등 전 과정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극렬한 반대 목소리 속에 이뤄졌다.

이어 박 의장이 이날 개의한 임시회를 자정에 종료하는 ‘하루짜리 회기쪼개기’ 회기결정 안건을 상정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선 “뭐하는 짓이야” 등 고성이 나왔다. 회기를 이날 자정 끝나는 것으로 변경하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더라도 회기와 함께 이날 자정 자동 종료된다. 현재 재석 의석 293명 중 168석을 점한 민주당은 이날 회기 변경건을 가결한 뒤 예정대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수정안) 가결을 선언한 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수정안) 가결을 선언한 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배현진 “여성들 구둣발로 걷어차, 의장 사퇴하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서도 강하게 맞부딪혔다.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통상 의원들이 본회의 단상에 올라설 때 국회의장에게 인사하는 관례를 깨고 인사를 생략했다. 배 의원은 “단상에 올라설 때 국민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아 의장께 큰 절을 한다”면서 “그러나 오늘 무소속이어야 할 국회의장의 노골적인 민주당 일원으로서 국회 자살행위 방조한 데 대해 저는 항의의 뜻으로 인사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이어 국회의장실 앞에서의 충돌을 언급하며 “(면담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의장실 당직자와 경호인들을 앞세워서 무차별로 밀어 붙였다”면서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국민의힘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기 위해 앞줄에 앉아 있는 여성들, 카메라 밑으로 보이지 않는 그 장면들을 짐작하고 구둣발로 저희 여성들을 걷어차며 용맹하게 이 국회의장석으로 올라왔다”고 사퇴를 요구했다.

배 의원이 이 과정에서 “의장님,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겁니까”라고 의장을 ‘당신’으로 호명하자 민주당 의석에서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박찬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약주하고 왔죠”

뒤이어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오히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진행 등을 방해하고 폭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국회의장님 배석하에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의총에서 추인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한 합의안을 전면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서 고성이 나왔다.

박 의원은 이어 “국민의힘은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법사위 회의 진행 방해 상황과 난장판, 폭력 주도 상황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법사위 법안 제1소위 도중 국민의힘 의원 소속 다수가 갑자기 회의장에 난입해 피켓시위를 했고, 전체회의에서 의원 50여명이 의장 상석을 둘러싸 피켓 시위를 했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박 의언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민주당의 김남국 의원의 법안 1소위 법안 심사 보고 중에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우 하는 소리로 고성을 질렀다”면서 “김웅 의원이 그날 얼굴 벌겋던데 약주하고 들어오셨죠. 제가 그 앞에서 다 지켜보고 있었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국회법 166조에는 국회 회의 방해죄가 있다”면서 “반드시 징계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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