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첫 주자 김형동, “문재인 정권 대선 불복의 날…DJ는 이런 모습 바라지 않을 것”

유정인·김윤나영 기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을 두고 “오늘은 문재인 정권의 대선 불복이자 민주주의 파괴의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국민의힘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의 첫 주자로 나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이러한 후배들의 모습을 바라지 않았을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2개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가결한 뒤 바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김 의원은 “21세기 대명천지에 필리버스터하겠다는 소수 야당(국민의힘)에 대해 법에 정해져 있는 한 달짜리 임시회기를 하루로 쪼개기하느냐”면서 “밀어붙인 민주당도 문제이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의 의사진행에도 아주 심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무제한토론 전에 이날 시작된 국회 임시회 회기를 자정에 종료하도록 회기를 변경했다. 국회법에 따라 이날 자정에 임시회와 필리버스터가 함께 종료된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이른바 꼼수 탈당으로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했고 법사위는 개의 10여분만에 기립표결로 법안을 강행처리했다”면서 “민주당은 협치 의지도 없고 국민 뜻을 진작에 내팽개진, 이성이 거의 상실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에 진심으로 묻고 싶다”면서 “지난 70여 년간 이어져 온 수사 사법체계의 근본을 뜯어 고치는 데 어떻게 몇 시간, 몇 분 만에 날치기로 이 법안을 통과해 버릴 수 있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선 “민주당의 입법 폭거에 편승해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킨 의장으로 헌정사에 기록되지 않기를 권유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면서는 “퇴임이 얼마 안남았는데 ‘검수완박’이라는 오점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과 수 차례 언쟁을 벌였다. 김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운하 민주당 의원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민주당 의석에서 강한 반발이 나왔다. 김 의원은 “황 의원이 언론에 나와 ‘만약 수사, 기소가 분리됐다면 저는 절대로 기소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는데 듣기에 따라서 ‘검수완박이 됐으면 나는 수사를 안 받았을 것’(으로 들린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말씀할 수 있나”라고 했다. 황 의원이 경찰 출신인 점과 재판 중인 점을 들어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고도 비판했다. 민주당 의석에서 즉각 반발하자 김 의원이 “필리버스터하세요, 그러면”이라고 맞서면서 한동안 고성이 계속됐다.

김 의원은 이후 토론을 재개한 뒤에 민주당 의석에서 손가락질과 함께 반발이 나오자 “어디에서 배운 버릇이냐. 후배 의원으로서 배울 게 없다”고 맞받아 다시 본회의장에 긴장이 고조됐다. 박 의장과 사회권을 교대한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의원 여러분 자중해달라. 상호 존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5시쯤 토론을 시작한 김 의원은 2시간 40여분이 지난 오후 7시42분에 토론을 마쳤다. 김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중간에 고함을 질러서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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