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덕수 인준 안 하면 총리 없이 간다”···민주당에 맞불

문광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6일 “우리 정권을 발목잡기 위해서 (총리 인준안을) 부결시킨다면 총리 없이 가겠다”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무총리가 부재하는 ‘반쪽 출범’을 감수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도 지난 5일 밤 한 후보자에게 전화해 “윤석열 정권의 총리는 한덕수밖에 없다”고 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은 ‘협치와 유능한 총리의 상징으로 한덕수 후보자를 지명했고, 한 총리를 갖고 이렇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측은 민주당이 내각 후보자 중 유일하게 동의 권한을 갖고 있는 한덕수 후보자의 인준을 지렛대 삼아 다른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요구하려고 한다고 보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치적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계시켜서 다른 장관을 낙마시키기 위해 한덕수 총리의 목을 잡고있는 모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새로운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닌가. 대통령 선거를 부정하는 거 아닌가”고 말했다.

한 후보자도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신생 정당도 아니고 새롭게 정부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협조를 하는지 잘 아는 분들”이라며 “민주당이 (인준을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한 후보자를 향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며 압박하는 데 대해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윤 당선인 측 핵심관계자는 총리 부재 상태에서 출범하는 데 따른 국정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국무총리) 대행은 당연히 부총리가 될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거나 이런 것도 아니고 한동훈과 연계하고 이상민. 원희룡 얘기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차관 인선 등도 서두르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차관 (인선이) 된 만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그래서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교육부 장관이 공석이니 문제라느니, 어설픈 동거를 한다느니 하는데 이 정권과 동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장관과 동거하지 않고 차관 만으로 국정운영을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청문 정국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관계자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까지 언급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런 식이면 (정 후보자 임명도) 강행할 것”이라며 “김인철 후보자도 국민들이 볼 때 (문제가 있었고) 본인이 사퇴를 했기 때문에 받아들인 건데 이런 식으로 엮겠다고 하면 이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측이 이처럼 강경한 태세를 취한 것은 민주당이 한동훈, 정호영 후보자 등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요구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자진 사퇴했지만 그 이상의 낙마는 막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청문 정국에서 민주당과의 기싸움에서 밀리면 집권 초 국정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른바 ‘한덕수-한동훈 연계론’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중간보고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자의 인준과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를 연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람이 물건도 아니고 ’뭐 줄게, 뭐 내놔‘ 흥정이 있을 수 없다. 상상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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