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순, 선거 악재 될라…국민의힘 여성 의원들도 “부적합”

조미덥·유설희 기자

“왜곡된 젠더 의식 문제”

지도부에 경질 의견 전달

이준석 “충분히 사과해야”

거취 논란에는 선 그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이 16일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경질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비서관의 성비위 전력과 왜곡된 젠더 의식이 직무수행에 부적합하고, 6·1 지방선거에서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윤 비서관의 시가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면서도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윤 비서관 경질을 요구하는 의견을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여성 의원들은 윤 비서관이 대통령 참모로 적절치 않고,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 의원은 통화에서 “윤 비서관이 시집 내용도 그렇고, 비서관으로 있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방선거도 있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이런 우려를 원내 지도부에 전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내 지도부는 이 같은 의견을 대통령실 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도 윤 비서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윤 비서관 사과를 전제로 비서관 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중앙선대위원회 회의에서 윤 비서관이 과거 왜곡된 성인식을 드러낸 시를 쓴 데 대해 “윤 비서관이 시인으로서 했던 여러 표현은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면서도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비서관은 검찰에 재직 중이던 2002년 11월 출간한 시집의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라고 썼다. 대중교통에서의 성추행을 ‘사내아이들의 자유’로 표현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회의 후 “20여년 전 인식이 현재까지 유지된다면 직무 수행이 어렵다”며 “인식이 달라졌음을 보여주고 그때 생각이 잘못됐음을 명백히 드러내는 유감 표명이 있은 뒤 성실하게 업무 수행을 했으면 하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남자마음설명서>라는 책에서 서술한 내용이 부적절했던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던 일이 있다”고 전례를 들었다.

이 대표는 윤 비서관이 검찰 재직 시절 성비위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선 “가벼운 경고 처분을 받은 건 해당 기관에서 당시 상황을 참작해 내린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20년, 30년 전 음담패설했던 걸 다 문제 삼기 시작하면 좀 심할 수 있다”고 윤 비서관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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