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망지사’ ‘겉멋시장’…지방선거 조어 전쟁도 후끈

유설희 기자
누리꾼들이 만든 일명 ‘짤’(짤림 방지용 이미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연고지가 없는 곳에 출마했다는 것을 비판하는 취지의 내용이다.

누리꾼들이 만든 일명 ‘짤’(짤림 방지용 이미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연고지가 없는 곳에 출마했다는 것을 비판하는 취지의 내용이다.

6·1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30일 여야가 ‘조어(造語)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어대윤’(어차피 대통령은 윤석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등 대세론을 굳히기 위한 조어 다툼이 치열했다면, 지방선거에서는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는 네거티브 조어가 주로 눈에 띈다.

최대 격전지인 경기지사에서는 “경기도망지사” 대 “말꾼”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측에서 전임 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경기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을로 도망갔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해 “경기도망지사”라는 조어를 만들었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 측에서는 “일꾼 대 말꾼”으로 맞서고 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 대변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냈던 김 후보에 비해 자신은 34년간 공직 생활을 한 ‘일꾼’이라는 것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 19일 관훈토론회에서 ‘가짜 경기맘’ 논란과 관련해 “경기 교육을 고민하는 어머니”라는 취지로 답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이 패러디한 이미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 19일 관훈토론회에서 ‘가짜 경기맘’ 논란과 관련해 “경기 교육을 고민하는 어머니”라는 취지로 답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이 패러디한 이미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는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후보를 추격하는 위치에 있는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측에서 주로 네거티브 조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5년 대 25일”이 대표적이다. 자신은 계양을에서 25년간 내과를 운영해온 지역 토박이인 반면 이 후보는 계양에 온지 25일이 됐다는 것이다. “계양이 호구냐”도 국민의힘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조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윤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요즘 ‘계양이 호구냐’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며 “계양에 어떠한 연고도 없는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이리로 왔다. 민주당은 계양구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 측에서는 “가짜 계양사람”으로 공세를 펴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서는 윤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목동에서 계양으로 집주소를 옮긴 사실을 두고 “실상은 본인이 ‘21일’에 불과한 ‘가짜 계양사람’”(김남준 대변인)이라고 역공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는)잠은 목동 가서 주무시고, 자식들 학교도 목동으로 보냈다는 게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계양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에서는 “겉멋시장” 대 “실패한 인천시장”이다. 송영길 민주당 후보 측에서는 “오세훈 시장님은 겉멋을 중시하는 스타일리스트라면 저는 삶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일하는 시장”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송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 후보는 전시행정의 달인이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오 후보 측에서는 “실패한 인천시장” “급조된 서울전문가”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김병관 민주당 분당갑 후보 측에서는 아예 선거 캠페인을 “철새 정치 끝냅시다”로 잡았다.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바른미래당, 국민의당, 국민의힘 등 당적을 계속 옮기고, 노원병 지역구도 버렸다는 취지의 비판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기는 후보 쪽에서는 네거티브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여야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조어 전쟁이 뜨겁다. 네이버 오픈사전에 등록된 조어의 뜻을 보면, 이재명 후보의 이름을 딴 ‘재명하다’는 “겉으로는 인자하고 너그러워 보이지만, 속은 얍삽하고 오만하다”고 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을 딴 ‘석렬하다’는 “망칠 것을 예상했었으나 정작 망친 뒤 애석함을 담아 평가하는 말”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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