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열차 잠시 멈춘다” 여당 ‘친윤’ 모임 출범 보류

조미덥·조문희 기자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1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라감영 앞에서 열린 전북도당의 대선 선거대책위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1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라감영 앞에서 열린 전북도당의 대선 선거대책위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 친윤석열(친윤)계 의원 모임으로 논란을 빚었던 가칭 ‘민들레’(민심 들어볼래)가 출범을 보류하기로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모임에 참여치 않겠다고 했다. 이로써 표면적으로 민들레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차기 당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친윤 그룹 세력화 시도나 친윤 그룹 내 주도권 다툼은 다시 돌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들레 모임 간사를 맡은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들레에 대한 민심은 오해 때문에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민들레 홀씨가 당이나 정부에 도움이 아니라 갈등 요인이 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민들레 열차는 잠시 멈추고 의견을 나눠보는 게 필요하겠다”며 “오해는 풀고 소나기는 피해가야 한다”고 적었다. 민들레가 친윤계 세력화를 위한 모임이라는 당 안팎의 시선에 대해 ‘오해’라고 반박하면서도 당장의 갈등 요인을 없애기 위해 오는 15일로 계획됐던 첫 모임을 미루겠다고 한 것이다.

민들레는 윤 대통령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한 친윤계 초·재선 의원들을 주축으로 출범을 준비하는 모임이다. 참여 의사를 밝힌 복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3선 장제원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당선인 총괄보좌역이었던 이철규 의원과 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를 지낸 이용호 의원이 간사를 맡아 지난 9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참여 공문을 돌리면서 출범 소식이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임을 강조했지만, 당 안팎에선 친윤계 세력화 시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도 민들레 출범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 11일 SNS에 “제가 의원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라면, 저는 의원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민들레 불참 의사를 밝혔다. 장 의원이 권성동 원내대표를 우회한 친윤계 모임을 따로 만들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갈등설이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에서 성동이 형과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시글 제목도 “A brother is a brother·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라고 달았다.

민들레가 출범을 보류하면서 민들레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어서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석 대표가 당내 혁신위원회를 띄워 공천 개혁을 추진하는데 대해 친윤 그룹이 견제 움직임을 보일 수 있고, 차기 당권을 두고 친윤 그룹 내 쟁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민들레가 기획했던 것처럼) 당이 주도하는 모임에 총리와 장관을 불러들여서 하는 건 (당과 정부가) 상하관계로 설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불화를 양산할 수 있다”며 “악의가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대통령에게 누가 되는 기획은 좀 안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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