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8월 전대 가는 길에 ‘백현동 고개’

‘백현동 개발 의혹’ 수사 본격화에 민주당 반발

압수품 나르는 경찰 경찰이 16일 경기 성남시청에서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 개발 사업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호 “대검의 철저한 기획수사…중심엔 한동훈 법무” 비판
이 의원, 출마 변수로…친명 “리더십 필요” 비명 “방탄 출마”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본격화한 검경 수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행보에 변수로 떠올랐다. 경찰은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의혹 수사를 위해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다. 검경은 대장동 개발 특혜,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후원금, 이 의원 배우자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사법살인 기도를 중단하라”고 적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윗선 수사와 이재명 의원 백현동 압수수색 들어간 건 철저한 기획 수사”라며 윤석열 정부가 보복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대검찰청에서 다 기획한다. 우리가 정권 잡아봤는데 모르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 위원장은 “어떻게 문재인 정권 수사와 이 의원 수사를 동시에 하나”라며 “그 중심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있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수사가)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되고 대통령과 교감하는데, 그거 하려고 한 장관 시킨 거 다 알잖나”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초기엔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고 큰 국정 방향을 잡는 데 주력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수사를) 빨리할 줄 몰랐다”며 “경제와 민생 상황을 돌파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니까 수사 국면으로 바꾸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이런 건 속일 수 없다”며 “이십몇년 정치한 나 같은 사람이 많이 당해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검경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이 의원의 8월 전당대회 출마 고심도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은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으나,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은 이 의원 출마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일부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은 “개인 사법 리스크를 당이 떠안을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지지하는 한 수도권 의원은 “이번 수사로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재명을 지키자’는 위기의식이 커질 것”이라며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정부의 ‘보복 수사’라는 외부 위기에 맞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정치검찰들의 정치 수사는 야권 전체를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 정치인의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했다.

반면 이 의원 출마에 반대하는 한 수도권 의원은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는 본인도 죽고 당도 죽이는 길”이라며 “유무죄를 떠나 당대표 선거도 방탄 출마했다는 논란에 빠질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사법 리스크와 무관한 당대표가 나와야 정치보복 수사에 맞서 자유롭게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당대표 선거 출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대선과 지방선거 평가를 비롯한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문재인 정부 이재명 산업부 백현동